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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이 일기를 보면 질겁(?)을 할 분이 이곳에 계십니다만. ^^; 어쨌거나 오늘 보고 왔습니다.
재미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서도 워낙 의견이 극과 극으로 갈려서 직접 보기 전에는 어떻게 판단 내리기 어렵겠다 싶어서 확인을 하러 갔습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에게는 ‘그저 그랬습니다‘. 저희 엄마가 ‘별로던데‘ 할 때야 ‘음, 엄마는 그런 생활을 오래 했으니까 별다를게 없는 게 아닐까‘라고 예상했습니다만, 그런 생활을 오래 하지도 않았고 나름대로 아련한 추억(?)도 가지고 있는 저로서도 그닥 많이 공감하게 되지는 않더군요.
안그래도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이 ‘집으로‘를 보고 또 보는 사람들이 많더라 하는 기사가 실렸던데, 보고 나니 그건 좀 오버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

우선, 이 영화를 보는데 방해하는 요소가 있었으니, 그것은 이 영화의 감독의 정체(?)였습니다. 그것을 아는 상태에서 보니 오로지 그 남자애의 패악스러움만 보이는 겁니다(-_-). ‘오오~ 저기서 감독의 모습이 나오는군~‘이라고 하면서 영화를 보는데 무슨 감동이 있겠습니까. ^^;;(이것을 몰랐다면 저도 옆의 사람들처럼 눈물 줄줄 흘리며 봤을지도… 전 원래 애랑 노인분에 약합니다. 게다가 저도 어린 시절에 외갓집에서 집에 오기 싫어 발악하다 아빠에게 죽도록 맞아본 기억이 있을 정도이니 나름대로 감정 이입도 될 수 있었습니다만…)

사실, 영화 자체는 소재의 진부함과 이야기 구조의 뻔함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수작입니다. 이렇게 뻔한 소재로 이 정도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단연 이 손자의 패악스러움이 아닐까 싶군요. 이런 내용을 가진 그 어느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단연 돋보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패악이었습니다. -_- 보고 있자니 할머니 지팡이를 뺏어서 한대 확 쳐주고 싶더라는.
그리고, 이런 류의 영화 치고는 깔끔한 엔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긴 시간 질질 끌면서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 동안의 할머니와 손자의 이별을 보여주고, 그 뒤 보여지는.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은 마무리로는 산뜻했고 여운도 오히려 오래 남았습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누가 옆에서 영화 볼만하냐…고 한다면 권할만은 하다고 할 듯 합니다. 최근 너무 자극적인 영화들만 봐서(블레이드와 같은 내장으로 줄넘기를 하는…)그런지 이런 영화도 좋더군요. 마치 압바스 키에로스타미(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 영화를 본 후처럼 남는 여운도 좋고 말이지요.
그리고 이런 영화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걸 보면 우리나라 영화 시장도 정말 다양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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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onses

  1. 하이아

    이 영화, 대사가 별로 없다는 이유만으로 일본 친구랑 같이 보았습니다만 상당히 만족해하더군요. “일본의 할머니랑 어찌 저렇게 똑같냐, 한국서 본 영화중엔 제일 좋았다”라는데요.^^ [05/27]

  2. 파자마

    음…그 손자놈말이지…나도 모르게 영화보다 말고 주먹을 불끈 쥐고 “저런 싸가지 없는 쉐이가 있나…” 라고 뱉는 바람에 같이 영화보던 사람이 흠칫 놀라더라는…;; [05/05]

  3. 보라

    나두 두번 봤는뎅…^^ [05/03]

  4. 까망별

    바로 그거야. 권할만한 영화라는거… 나 역시 눈물 바다를 이뤘다는 사람들은 오버라고 생각하지만…. 그야말로 수작이라는 건 인정합니다. 이런 뻔한 영화를 이렇게 훌륭하게 만들다니! 그것이야말로 능력아니겠어요!? ^^ 저, 두번 봤습니다. ==;;; [05/01]

  5. 정체? 과연 그것은? [05/01]

  6. gample

    ‘괴로워합시다‘가 있다고 슬쩍 귀뜸해드리면..; [04/30]

  7. 장미의신부

    과연 미사님이 이 다이어리에 답글을 다실까…하는 점이 저는 더 궁금하군요. ^^; [04/30]

  8. 파자마

    그래도 볼꺼야…수욜날…히히 [04/29]

  9. gample

    디카프리오의 디바이딩 드라이버를 잠시 떠올렸었습니다. [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