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수퍼에 가면 한국에는 보통 있는 것들이 없는 경우(애호박이나 깻잎도 찾기 힘들고, 콩나물도 가끔 없는 날이 있더군요. 물어보니 잘 안 팔려서 없는 날도 있댑니다. -_-;)도 꽤 있지만 역시 한국에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던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 중에서 동네 마켓에 갈 때마다 항상 입구 쪽에 가장 잘 보이는 쪽에 놓여 있어서 호기심만 자극하던 것이 바로 이 조그만 양배추!
사진으로 봐서는 가늠이 잘 안 되지만 요 양배추 모양을 제대로 갖춘 것이 손가락 마디만한데 이렇게 올망졸망 모여 있으니 무지 귀엽더군요. 문제는 뭘 해먹는데에 쓰이는지 몰라서 매번 그냥 보기만 하다가 하루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사봤습니다.

실제 크기는 엄지손가락 한마디 정도?

 

날 것으로는 먹기 힘들 것 같아 폭찹 만드는 데에 넣어봤습니다.
맛은 브로콜리랑 비슷한데 양배추를 한번에 씹는 것처럼 잎이 씹히는 식감이 재미있더군요.
요 다음에는 그냥 기름에 볶아서도 먹어봤는데 그것도 괜찮더란.

금요일 밤이 되면 대나무숲이 다음날 쉰다는 해방감에 거의 새벽이나 되어야 자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저도 덩달아 주말에는 취침시간이 평소보다 더 늦어지더군요. 한 1시쯤 되면 둘 다 슬슬 배도 고프고 해서 재미 삼아 동네 편의점에 나갔다 들어오곤 하지요.
지난주 편의점에 갔다가 가판대 앞에 수북히 쌓여있는 핑크색(…)에 혹해서 집은 것.
이전의 와인맛도 그랬지만 이번 사쿠라도 화이트 초콜릿에 향을 입힌 것이다보니 와인이나 사쿠라나 별 맛의 차이가 없더군요. 설마 같은 초콜릿 왕창 찍어놓고 열심히 포장만 바꾸는 건 아니겠지….-_-;

얼마전에는 와인맛이 깔려있더니…

 

이번에는 사쿠라 킷캣이~

마지막은 충동구매는 아닌데 사놓고 쓰지 않는 재료를 소비해보겠다는 가상한 생각에 시도한 돌출 행동, 핫케이크 가루로 과자 굽기 되겠습니다.
버터도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서 마구 써버리고 밀대고 뭐고 없으니 손바닥으로 잘 밀어서 100엔샵에서 산 모양틀로 툭툭 찍어 오븐 토스터에 넣고 구웠는데(그래도 안에 나름 말린 과일도 넣고 집에 있던 네스카페 커피믹스도 넣어줬음. -_-) 굽고 나니 스콘이 되었더군요(….)
굽고 나서 바로는 커피 향이 별로 안 나더니 좀 두니 그럭저럭 커피향도 나고 맛도 뭐 썩 나쁘지는 않았는데 역시 얻은 교훈은 모든 물건은 제 용도에 맞게 사용해주자, 였습니다.

by

/

12 responses

  1. 킷캣이 나를 또다시 미치게 하는구료 ;ㅁ;
    그러고 보니 한때 전자렌지로 빵을 구워보겠답시고 신나게 돌려대다가 스’폰’을 만든 적이 있었지 ( –)

    1. 리츠코

      스폰(…)
      근데 전자렌지로 뭔수로 빵을 구우시려고.. 차라리 전기밥솥이면 모를까..;

      저 킷캣은 맛은 뭐 그냥저냥…이었어요.

  2. 하임맘

    저 시퍼런 것은 살짝 데친 후, 갈아서 하임이 이유식에 첨가하고 싶다는 생각…ㅋ

    1. 리츠코

      보자마자 이유식을 생각하다니 진정한 엄마의 자세로군. ^^; 엄마가 이렇게 열심이니까 하임이가 그렇게 포동포동한 거구만~ ^^

  3. 지구

    맨 위 사진은 Brussel Sprout로군요. 저도 수퍼가면 종종 보는데 귀엽긴 해도 조리법을 몰라서 사본 적은 없어요~

    1. 리츠코

      일본은 확실히 식생활이 엄청 서구화된 것 같아요. -_-; 수퍼에서 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이 사람들 쌀밥보다 스파게티를 더 많이 먹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더군요.
      전 그냥 볶아서도 먹어봤는데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그러고보니 제대로 된 사용법은 뭐가 있을지 좀 궁금하긴 하네요. ^^;

  4. 민윤

    호주에서 보냈던 방학시절 생각나누만.. 브라우니/머드케익 등등 다양한 레서피를 섭렵했었지..ㅋㅋ (결과는 10kg찐 것!) 야밤에 나의 식욕을 자극하는고나~~

    1. 리츠코

      역시 베이킹은 살찌는 데에 직방이야. 들어가는 버터랑 설탕의 양을 보고 있으면 서양 사람들이 왜 그렇게 다들 쪘다 하면 무시무시하게 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니까.

  5. 김소연

    결혼 3년차인 저보다 더 많이 요리를 해보신듯….저희 집엔 배달전문 요리집 전화번호만 늘어납니다..;; 근데..핫케익 쿠키..맛나보여요…

    1. 리츠코

      나야 집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잖수. ^^;

      저 핫케이크 쿠키는 인터넷에서 주운 레시피였는데 그냥저냥 먹을만은 했음. 무엇보다 재료가 간단해서 해봤는데 아무래도 뭔가 2프로 부족해서 차라리 제대로 된 밀가루를 사서 스콘을 구워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스..;

  6. 핫케이크 가루니, 아무래도 빵이 되지 않을까^^ 과자는 박력분이라나, 그 찰지지 않은 걸로 만들지 않나(아는 것 없음, 다 추측성 발언)

    저 양배추 맘에 든다. 난 요즘 서구권에서 먹는 냉동야채를 사고 싶은데 코스트코에 가야 있을까 싶어서 포기 중.

    1. 리츠코

      역시 밀가루 문제였을라나… 너무 이론이 논리적이라서 왠지 납득이 가는데. ^^;

      냉동야채라고 하면 어떤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