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컨디션이 안 좋더니,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내내 시간이 조금씩 안 맞기 시작했던 안방 시계 시간을 맞추겠다고 껐다 켤 겸 어댑터 코드를 뺐다가 다시 끼웠더니 그대로 영영 전원이 안 들어온다.
단순히 시계가 멎어서 슬픈 게 아니라 이 시계가 희연언니가 집들이 선물로 줬던 거라(그래서 몇년 전에 어댑터가 망가졌을 때도 따로 사서 끼워 계속 쓰고 있었는데) 왠지 마음이 내려앉았다.
이 집에 온 지 9년째이니 기계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을 테고 시간이 안 맞고 있었으니 어차피 수명이 다한 게 아닐까 싶은데 이렇게 또 잠시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을 기억한다.
시계는 차마 버릴 수는 없어 어댑터와 함께 감아서 서랍 구석에 잘 넣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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