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린양 실시간 수업이 다른 요일보다 많이 날.
점심 먹으러 나온 린양이 오전의 온라인 수업 이야기를 하는데.
#1 1교시에 같은 반 남학생이 ‘실크 파자마’ 차림으로 수업을 듣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서 우리 부부는 ‘그 잠옷을 되게 자랑하고 싶었나보다’ 하며 웃었고
#2 1교시 선생님이 애들한테 보고 있으라고 영상을 틀어놓고 화면을 돌린 채로 본인 마이크가 켜져있는지 모르고 갑자기 ‘상욕’을 했다길래 깜짝 놀라서 무슨 이야기인지 자세히 물어보니 가뜩이나 영상의 소리가 작아서 볼륨을 키워놓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귀에
“아… 이 스벌놈이…”
라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에
“여보세요? 어머님, 저 **반 담임인데요. **가 자가진단을 안 해서요.”
라고 해서 웃겨 죽는 줄 알았다는데 무슨 개콘 콩트도 아니고 너무 리얼해서 들은 우리도 한참 웃었다. 애들이 아무 말도 없었다고 하니 그 선생님은 아마 지금도 모르고 계실 듯.
온라인/오프라인 상관없이 등교하기 전에 매일 아침마다 앱으로 간단히 ‘등교에 이상 없음’을 체크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잘 안 챙기는 집이 많은 것 같긴 하더란. 선생님들도 아침마다 체크 안한 학생 챙기는 것도 일이겠구나 싶다.
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 외의 실시간 온라인 에피소드 중에는 실시간 수업인 줄 몰랐는지 갑자기 애엄마가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큰 소리로 ‘**야~ 할아버지 할머니 가신다~~ 인사해~~!’ 라고 하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우리집은 방문이 닫혀 있으면 실시간 수업 중인 걸로 암묵적인 합의를 마침)
블로그 글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엄청 안부 인사를 받았는데, 이미 20년째 있었던 일이고 어제가 좀 심했던 거지 지나고 나면 또 멀쩡해서 예전에는 ‘이거 공황 아닌가’ 하고 살았다면 지금은 ‘이게 공황이구나’ 하는 차이 정도. 나도 병원까지 가는데에 20년이 걸려서 혹시 나와 비슷한 일이 가끔 있는데 병원 가보는 걸 미루는 사람이 있다면 막상 가보니 별일 아니더라, 라는 정보 공유 차원에서 했던 이야기.
이제는 약을 손에 넣어서(?) 약간 든든하기도 한 상태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일 고민은 어제 밤이 괜찮을까, 였는데 다행히 별일 없었고 오늘 마저 들른 내과에서도 별 이상 없는 신경성 소화불량 같다고 해서 정말 진지하게 명상이라도 해봐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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