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린양이 낮에 저 꼬치오뎅을 해달라길래 마땅한 냄비가 없나 뒤지다보니 이런 사각냄비가 나왔다.
일본에 있을 때 신세를 정말 많이 진 친척언니(촌수가 언니일뿐 나이는 우리엄마 급;;)가 리사이클샵을 한 덕에 저런 그릇이나 냄비들을 만날 때마다 바리바리 많이도 챙겨줬더랬다.(지금도 우리집 찬장에는 일본식 도시락찬합, 도자기 찻잔 등등이 무지하게 자잘하니 많다..;)

오랜만에 저 냄비를 꺼내 오뎅을 끓이면서 딱 이맘때쯤 언니집에 놀러가면 무시무시하게 추웠던 잇코타테(단독주택), 그래서 한번 자리잡으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었던 코타츠, 끊임없이 언니가 내주던 차와 신기한 일본 주전부리들(팥찹쌀떡 같은)이 생각나 잠시 아련했다.

당시만 해도 일본에서 십여년은 살게될줄 알았던지라 친언니한테 하듯 마음껏 어리광 부리면서 앞으로 두고두고 잘해줘야지 했더랬는데 사람 일은 알수 없어 갑자기 들어오면서 제대로 인사도 못한 듯해 지금도 가끔 마음에 걸린다.

어느 날 오후 냄비를 보며 든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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