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번주는 13일 대나무숲 생일을 시작으로 16일 내 생일, 오늘 19일 혜린이 백일까지 세 식구의 큰 이벤트가 전부 들어가 있었습니다.

대나무숲과 내 생일에는 서로 미역국을 끓여주고 간단히 밖에서 사온 음식으로 축하하며 지나갔고(저는 만으로도 이제 서른, 신랑은 한국 나이로 서른에 들어섰는데 덕분에 초는 적게 들더군요. -_-;) 오늘 혜린이 100일은 신오오쿠보에서 백설기와 수수경단만 맞춰 간단히 상차림을 했지요.

한국에서 동생이 백일에 쓰라고 예쁜 레이스 머리띠를 보내줘서 그냥 내복 입히기는 좀 그런가 싶어 어제는 집근처 GAP 매장에 가서 세일 상품을 뒤적거려봤습니다만 평소보다 예쁜 옷이 좀 적더군요. 그나마 좀 여자애스러운(?) 원피스를 한벌 골라와서 입혔는데 입히고 보니 정말…. 너무 웃겼습니다. ㅠ.ㅠ

상차리고 난 후에 기념 사진이라도 한장 찍자고 생각했는데 대체 왜! 평소에 자라고 얼르고 얼러도 안 자던 낮잠을 꼭 그 시간에 자야겠다고 울어대는지 결국 상차림과 기념 사진이 따로따로네요. -_-; 옆에서는 그냥 합성하자, 고 합디다..;

그래도 마침 막내동생도 와 있는 데다가 앞 맨션에 사는 대나무숲 옛회사동료분도 와주셔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잔치(?) 분위기 내며 적적하지 않고 즐겁게 보낼 수 있었네요.
돌잔치는 한국에서 양가 부모님과 함께 보낼 수 있겠지요. : )

그러고보니 웹서핑을 하다보면 ‘100일이 지나면 나아진다’라고 하는 소위 ‘100일의 기적’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 이야기를 보면서 저랑 옆 사람은 ‘설마 아이가 100일째 되는 날에 혼자 목욕하고 나오는 걸까!’라고 우스개소리를 했었습니다만(그 밖에도 ‘혼자 기저귀를 간다’거나 ‘자다 깼을 때 좀더 자라고 하면 예 하고 더 잔다’ 등등의 버전이 있었음) 생각했던 것만큼 큰 변화는 없었던 것 같네요. 다만 조금씩 밤에 자는 시간도 늘고 수유 간격도 늘어서 처음 집에 데려왔을 때보다 좀 편해진 건 있으려나요. ^^;

ps. 저 머리띠와 함께 보넷이 하나 왔는데 조만간 그것도 씌워서 기념 사진을 찍어봐야겠어요. : )

ps2. 드디어 만으로도 서른(…)에 접어든 감상이라든지 얼마전에 산 혜린이 유모차 이야기라든지 뭔가 포스팅하고 싶은 건 있는데 진득하게 붙잡고 앉을 정신이 없어서 차일피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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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esponses

  1. 저희 집도 생일이나 제사가 년 초에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한바탕 전쟁을 벌여야 합니다만 리츠코님의 경우는 외려 너무 모여 있이서 아예 그냥 한방에 몰아서 해버릴 수 있는 장점이 있겠군요.
    하지만 3일 간격으로 미역국이 나와야 하니 다 먹을 만 하면 또 나오는 미역국의 공포가 꽤나 섬찟하겠습니다. (먼산)

    그나저나 사진 속의 혜린이는 참으로 포동포동 한 것이 그 동안 두 분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것 같아서 보기 좋군요. ^^

    p.s: 훗, 서른에 접어든 감상문을 올리시면 미소녀를 통해 김광석의 ‘서른쯤에’를 보내드리도록 하지요. 오호호호. 🙂

    1. 리츠코

      생일은 당겨서는 해도 늦게는 챙기는 게 아니라고 해서 보통 옆사람 생일에 맞춰서 케이크 불고 끝내지요. 미역국도 옆사람이 워낙 좋아해서 평소에는 괜찮은데 이번 같은 경우는 불과 얼마전까지 미역국 장기복용을 했던지라 정말 안 땡기더군요. -_-; 제 생일 미역국만 먹고 나머지 날들에는 저는 안 먹고 넘어갔네요.;

      볼과 턱과 허벅지를 보고 있으면 안 먹어도 배부릅니다.(…)

      서른에 접어든 감상문은 과연 올리게 될 날이 올려는지…-_-;

  2. 꽤 바쁘셨겠네요 ^^;
    … 그나저나 사진에서 뿜어져나오는 포스가 장난 아니군요… (…)

    1. 리츠코

      백일날 잡채랑 국만 끓였는데도 혜린이 데리고 하려니 제법 손이 가더라구요. 요즘은 식사는 정말 대충대충 하고 살게 되네요. -_-;

      저 바운서에 앉혀놓고 사진을 찍으면 저렇게 두둑하니(…) 나오더라구요. ^^

  3. H. Son

    우리집 백일의 기적은….
    날때부터 있었던 머리밑 지루성 피부염이 없어졌다는것…
    다들 100일 지나면 없어진다. 그랬는데. 정말 없어지네. 호오~ 놀라워라.

    1. 리츠코

      혜린이는 안 먹던 물을 마시게 된 게 백일의 기적일라나…? -_-;

  4. 음하하하
    백일의 기적 그런걸 바라셨나요 키득키득^^
    우리애는 낮잠을 잘 안자서 힘들어요 ㅋㅋ
    재울라고 하니 더 힘들어졌네용 ㅠㅠ

    1. 리츠코

      혜린이는 잘 자다가 요며칠 밤에 자주 깨네요. 자는 시간이 수십번도 더 바뀐다더니 정말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