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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이야기

12월 마지막날 밤에는 대체 뭘 잘못 먹었는지 갑자기 속이 더부룩하더니 결국은 먹었던 걸 도로 다 보고서야 좀 진정이 되었더랬습니다. 대나무숲도 비슷한 상황이었던지라 아무래도 혜린이에게 옮았던 게 아닌가도 싶은데 좌우지간 저는 1월 1일 하루 꼬박 겔겔대다 정신을 차렸고 대나무숲은 결국 병원가서 세균성 장염이라는 진단과 함께 링겔까지 맞은 후에야 주말 들어 좀 추스렸네요.

아무튼. 그리하여 2008년 마지막도 2009년의 시작도 참으로 어찌 가고 오는지도 모르게 맞이했습니다.

모아서 포스팅하려다가 결국 해를 넘긴 이야기나 몇가지 주절주절.

알라딘에서 요시나가 후미 신간이 보이길래 주문해봤는데 ‘게이 변호사의 요리 레시피(?)’라는 좀 오묘한 장르네요. 작가 특유의 깔끔한 진행이나 아줌마 수다스러운 부분은 여전합니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책 뒤쪽에 있던 타치바나가 치카게에게 스파게티를 만들어주면서 하는 설명을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주인공이 요리를 만드는 과정 묘사도 메뉴 안배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 작가도 이렇게 먹고 사는 걸까 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

주인공 카케이 시로가 설명하는 레시피들은 정말 일본 수퍼에 가면 야채 코너 곳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라 현지에서라면 꽤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은데 국내에서는 좀 애매한 감이 있더군요. 무엇보다 재료에 ‘차조기’ 들어가면 거의 피하는 게 좋긴 합니다만…-_-;(깻잎인줄 알고 샀다가 그 냄새에 당한 사람이 주변에 몇인지…)
어쨌든. 어느 동네인지 모르겠지만 물가가 상당히 싼 듯합니다..;

2권도 나올 예정이라는데 어쨌거나 레시피로도 아예 쓸모가 없는 건 아니라서 아마 나오면 사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책 페이지에 비해 가격은 좀 있는 편입니다.(5,000원)


왼쪽 위는 연말에 단 한 건 있었던 망년회(?) 모임에서 먹은 스타벅스의 마카롱.
그럭저럭 괜찮다는 평을 좀 봤던지라 먹어봤는데 크기도 제법 큼지막하고 맛도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일본에서 먹었던 달로와요의 마카롱이었는데 그것보다 쫀득한 맛은 좀 덜해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네요.
빵집이나 백화점 지하 같은 곳을 지나다 보일 때마다 마카롱은 하나씩 사먹어보곤 하는데 의외로 쫀득한 맛이 잘 살아있는 걸 찾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오른쪽위, 왼쪽 아래는 한 세트.;;
요즘은 길에서 호떡 파는 사람도 잘 안 보이네요. 친정집에서 엄마가 만드신 걸 몇번 먹어보니 꽤 맛있어서 언제 한번 집에서도 해먹어야지 했는데 마침 동네 수퍼에서 2개 사면 누르개를 준다고 해서 사왔더랬습니다.
집에서 만들어먹으니 안에 속도 팍팍 마음껏 넣을 수 있고(믹스 안에 들어있는 분량이 정말 넘치고도 남더란..;) 과정도 생각보다 번거롭지 않아서 올 겨울에 가끔 해먹게 될 것 같아요.

오른쪽 아래는 마카로니 앤 치즈, 라고 만들어본 것.
레시피는 자주 가는 이곳에서 가져왔습니다.
레시피가 간단해 보여서 언제 한번 만들어봐야지, 생각만 하고 차일피일 미뤘는데 마침 크림소스가 마구 땡겨서 낮에 대충 시도해봤지요. 무엇보다 1인분만 만들기에 딱 좋더군요.(크림소스는 옆 사람이 안 좋아함..;)
레시피 쓴 분은 찰리 브라운을 생각하셨는데 저는 처음 생각난 게 ‘위기의 주부들’이더군요.
천하에 쓸 데가 없는 수잔이 처음에 동네 파티인지에 유일하게 만들 줄 아는, 그러나 너무나 맛이 없는 음식이라고 들고 간 게 저것이었지요. 마이크가 ‘이런 걸 뭐 그렇게 맛없게 만들었을라고’ 싶어 한입 먹었다 뱉었던 듯? -_-;
저 레시피대로 만들면 치즈 맛보다는 크림소스에 가깝긴 합니다만 꽤 맛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넣는 마요네즈가 정말 뜻밖에도 간도 맞춰주면서 느끼함을 확 살려주더라구요.
뉘끼한 게 땡길 때 숟가락으로 푹푹 퍼먹기에 최고였습니다.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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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onses

  1. 하아. 먹을게 제약되어있는 이 곳에서는 무지 침넘어갑….;;

    1. 리츠코

      그러고보니 호떡 드신지 좀 되셨을 듯…( ”)

  2. 저런 무려 2년에 걸친 복통이셨군요. =_=
    그래도 큰 탈 없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혜린이에게도 스트’오빠’가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했다고 전해주세요. 🙂

    p.s: 호떡은 정말 먹음직스럽게 보이는군요. (꿀꺽)

    1. 위험하네요.

    2. 리츠코

      그러고보니 2년에 걸친 복통이었네요. ㅠ.ㅠ

      스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 모든 일 잘 되시길.(그 다음 말은 못 본걸로 하겠습니다.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