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아쉬워 사진이라도 멀리서 한 컷..;

지난주에 신촌 세브란스까지 가서 했던 혜린이 피검사 결과를 보기 위해 화요일에는 엄마에게 혜린이를 맡기고 모처럼 혼자 외출에 나섰습니다.

당연히 지하철을 타고 갈 생각이었는데 알고보니 동네에 한번만에 가는 버스가 생겼더군요!!
초,중,고등학교까지 내내 집에서 학교까지 도보로 15분 거리로만 다니다가 대학교를 들어가니 갑자기 통학시간이 편도 1시간 10분 가까이 늘어난데다 전철 갈아타는 것도 귀찮아서 괴로웠는데 ‘왜 진작(이라고 해도 최소 10년전에 생겼어야 하는구나. 어흑 ㅠ.ㅠ) 안 생긴거야~~’를 외치며 버스를 탔는데 코스도 너무 좋아서 시간도 짧게 걸리는 게 아니겠어요.
갑자기 학교 다닐 때 사람에 치이면서 을지로 3가에서 매번 갈아타던 것이나 전철역은 정문쪽인데 수업받는 건물은 뒷문이라서 교통편 이용시간+20분은 더해야 했던 것, 수업 끝나면 정문까지 나가기 너무 귀찮아 몸부림치며 담배연기 자욱한 과방에서 하염없이 개기고 있었던 기억들이 마구마구 되살아났습니다.
억울해서(?) 다시 학교 다니고 싶은데 생각해보니 공부는 또 하기 싫어요.(…)

어찌됐든.
지난주에는 그야말로 차로 병원만 들렀다 서둘러 돌아왔었으니 이번에는 용건이 빨리 끝나면 오랜만에 학교 뒷문으로 들어가 수업받던 학관 건물(학생회관 아님..;), 과방도 슬쩍 들여다보고 정문으로 나와 이대 앞길이 얼마나 변했는지도 좀 봐야지, 생각했는데 감기가 유행일 때다보니 환자가 너무 많아서 예약시간에서 10분 늦었다고 순서가 뒤로 쭉 밀려버리더군요.
40분 가까이 기다리고 막상 들어가서 검사 결과에 대한 면담은 5분도 채 안되게 듣고 나오니 날도 춥고 왠지 맥도 빠지고 시간도 늦어져 애 맡긴 엄마 마음이라 조급해 그냥 도로 버스 타고 돌아와버렸네요.

어느 겨울날의 허무한 외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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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민윤

    학교는… 정문쪽이 너무 변해서 이제 정이 별로 안들어…
    그래도 후문쪽은 좀 옛날 느낌 남아있긴 하더라…
    이 글 보니까, 갑자기 민떡 떡복이 먹고싶어졌음.. T.T

    1. 리츠코

      많이 변했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이번에도 못보고 왔다지. 후문 쪽은 그렇게 많이 변한 것 같지 않더라. 가게들이야 많이 바뀐 듯하지만. : )

      정문 쪽은 예전에 기차도 다니고 정문 바로 앞 건물에 있던 카페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던 그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으이.

  2. 솔직히 공부를 더 하는 것은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만(오히려 싫지 않군요) 요즘 등록금 생각하면 다시 다니기가 겁나더군요. =_=

    1. 리츠코

      제 전공이 전교에서 가장 등록금이 싼 과여서 졸업할 때 간신히 2백만원을 안 넘고 끝났는데 지금은 얼마가 되어 있을지 궁금하긴 하네요…; 게다가 이대는 등록금 비싸기로 상위권이더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