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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상이

쓰고 있던 무선 청소기가 슬슬 배터리 수명이 다했는지 충전을 해도 오래 가기 힘들고 흡입력도 떨어져서 AS를 맡겨야 할 상황. 요근래 배터리 교체비용도 올랐다고 하고 좀 다른 청소기를 써보고 싶기도 해서 이래저래 알아봤는데, 눈에 들어오는 건 청소기계의 에르메스(?) 다이슨과 로봇 청소기.

아무리 백번 양보해도 청소기에 돈 백만원을 들일 엄두는 역시 안 나고, 마침 지난 주말 여행에서 같이 갔던 지인이 정수기에 이은 돈 아깝지 않은 가전이었다!며 로봇 청소기를 강추해서 이쪽으로 결정했지요.
오늘 아침에 처음으로 돌려본 감상은.

  • 보통 돌려놓고 외출을 나간다고 하는 이유는 알겠다. 청소하는 걸 보고 있으면 이리저리 천천히 움직이니 어쨌거나 속 터진다.
  • 예전에 돌려놓고 나갔다 들어오니 청소기가 현관으로 내려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는 우스개글이 있었는데 요즘 모델은 일단 단차가 있는 현관은 인식하는 듯. 대신 돌리기 전에 신발을 5센티 이상 멀리 두라고 해놨음.
  • 지금 집 상태가 바닥에 뭐가 거의 없어서 돌리기 전에 의자만 좀 치워두면(?) 구석구석 잘 돌아다니네요. 바닥에 발매트류는 필히 치워야 하고-청소기에 말려서 멎어버림- 다른 의자들은 괜찮은데 이케아 암체어에는 자꾸 걸려서 소파위에 올려두는 게 낫더군요..;
  • 가장자리에 브러시(?) 가 가늘고 길게 달려있어서 빗자루질처럼 털어내고 흡입하는 식이라 청소가 다 끝나고 나니 내가 손으로 청소기 민 것보다 오히려 깨끗한데 생각해보면 온 집안을 한시간 넘게 돌면서 반복적으로 치우는 거라 당연하다면 당연할지도…
  • 써보니 거실이나 방 바닥에 뭔가 많거나 전선이 많은 집이라면 잘 쓰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어쨌거나 저는 꽤 만족. 끝나고 보니 평소에 제가 귀찮아서 지나치는 곳들까지 깨끗해져있네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보통 남자 배우의 목소리를 스페셜 에디션으로 넣나봐요.(주로 주부가 쓰는 가전이라서?) 지난번에 난다님이 사셨던 건 류승룡 버전이라더니 우리집 건 유준상 목소리가…-_-;
청소가 다 끝나고 충전기로 돌아가면 ‘충전을 시작합니다. 주인님, 사랑합니다’ 라고 하는데 청소기에게-그것도 유준상 목소리로-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것도 참으로 미묘. 옆사람은 그걸 보더니 ‘이런 요~~물!‘이라고 일갈.

왜 대형회사 가전들은 보통 이런 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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