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카톡방에서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는 친구가 이번 한 주가 너무 고됐다고 이야기를 풀었다.
아이 치료받는 곳의 보조 선생님 중에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전수조사 들어가니 그 날 같이 수업한 학생 몇몇과 담당 선생님이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오고 그 확진자 중 한 명이 다른 종합복지관에도 다녀갔었고 알고보니 그 친구 아이와 같은 학교 학생이었고…
이렇게 혼란한 상황에 그나마 친구 아이는 날짜랑 동선이 안 겹쳐서 비켜갔는데 그 바닥이 좁아서 서로서로 겹치는 동선이 많아 겁나고 숨이 막혀온다고.
아이를 데려가 보건소 가서 검사를 받아야하는 상황도 만만치 않고 만에 하나 양성이 나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 막막하다는데 내가 생각해봐도 깜깜하다.
다른 특수학교 중에는 지금 상황에 부모들이 원해서 대면 수업 중인 곳이 있다길래 놀랐더니 아이들이 학교에 있어야할 때 못 있고 계속 부모가 집에 데리고 있어야 하다보니 판데믹 기간 동안 사고사 한 아이가 두 명이나 나와서 어쩔 수 없다더라는 이야기에 다시 한번 머리가 멍해졌다.
평소에 이런 이야기는 잘 안 하는 친구가 정말 어디 쏟아놓을 곳이 없었는지 끊임없이 올라오는 채팅창 말풍선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저 듣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하다못해 어디 마주 앉아 얼굴 보며 이런 이야기를 들어줄 수도 없어 속만 상한다.
내가 평소 보고 있는 세상은 또 얼마나 좁은지.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하는 사소한 일들이 나비효과처럼 번져 무섭게도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한다. 모두가 양심에 거리낌 없을 정도만 조심하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일텐데.
10월에 또 집회를 하네마네 하는 쓰레기들, 마스크 쓰라고 한다고 쫓아가서 남을 때리는 짐승들, 거리두기 하라고 상점 문 닫았더니 밖에 못 나가면 미치는 병에라도 걸렸는지 한강에 가서 버글버글 모여있다는 이야기에 화가 나고 우울한 어제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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