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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대학시절 내내 이 ‘반지전쟁‘을 도서관에서 한번 빌려볼까 했었는데, 누군가가 1권을 빌려가서 졸업하는 날까지 반납을 안하는 엽기적인(-_-) 짓을 하는 바람에 결국 인연이 안닿았었습니다만…
어쨌거나 판타지 소설류는 특별히 찾아서 볼 만큼 애정을 갖고 있는 편은 아니었던고로 그냥 언젠가 기회가 되면 보겠지…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결국은 책보다 영화를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대강 골자만 잡아서 이야기하자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절대반지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된 호빗족의 청년 프로도가 그 반지를 제거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런 평범한 그를 몇몇의 뛰어난 사람들이 호위하게 되지요. 반지를 되찾고자 하는 사우론과 사우론의 힘에 맹종하게 되는 사루만(이 할아버지… 뒷모습이 어찌나 예쁜지…-_- 맨처음에 긴 은발을 찰랑거리는 뒷모습을 보고 ‘옷, 미녀 캐릭터인가!‘했단가 앞모습을 보고 꾸에..엑 했다는)이 이들을 뒤쫓습니다.
러닝타임이 엄청나게 길어서(자그마치 3시간 가까이 되더군요) 정말 이야기부터 화면까지 왠만큼 재미있지 못하면 보는 사람으로서는 고문일 수 밖에 없겠더군요. 그리고 다행히도 저한테는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내용도 무난하게 잘 끌고 나가서 원작을 보지 않았어도 특별히 이상하다거나 비약이 심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없었던 데다가(단지 중간에 아라곤과 아웬의 이야기는 좀 갑작스럽긴 했다는) 무엇보다 화면이 정말 대단하더군요. 어디까지가 실사고 어디까지가 디지틀 처리를 했는지 구분도 안 갈 정도로 매끄러운 데다가 자연풍경들이 어찌나 멋진지 배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요기거리가 되더라는.
문제는, 3시간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쫓기고 쫓기고 또 쫓기다보니 영화가 끝나고 나자 정말 기운이 하나도 없더군요. 제가 마구 쫓겨온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등장인물들이 죽어나가는 영화는 역시 기분이 찜찜해서 말이지요. –;

원작을 안 본 사람으로서 각 캐릭터간의 상관관계라든지 자세한 설정 등을 알 수 없는 것이 좀 아쉬웠고 아무래도 이야기의 1/3이라서 그런지 캐릭터 각각의 개성은 잘 안보이더군요. 간신히 간달프의 성격 정도만 파악이 됐다고 할까요(그나마도 파악할만 하니 중간에 휘리릭…-_-)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라면 역시 아라곤이었습니다. 눈요기감으로는(^^;) 레골라스이겠지만, 신비한 분위기라든지 뭔가 있어 보이는 면에서는 역시 아라곤 같은 캐릭터가… ^^

올 겨울에 붙었던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긴 판타지‘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 중에서 어느 편에 손을 들겠는가… 하면 저는 반지의 제왕 쪽입니다. 해리 포터 쪽이 어쩐지 어설프게 짠 그물 같았다면 반지의 제왕 쪽은 좀 더 촘촘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지금은 뒷 이야기가 매우 궁금해서라도 원작 소설을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년 즈음에 개봉하는 2편은 또 어떻게 이야기를 옮겨나갈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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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onses

  1. 파자마

    그리고…역시…칼로 숭덩숭덩 베는 쪽 보다는 웬지 귀족적인 활에 마음이 끌린다고나…후훗~ [01/25]

  2. 파자마

    흐음..니가 아라곤을 좋아할 지 알았지…그러나 난 역시 레골라스~!! 깔끔 반머리 청년(!)을 보며 좋아했지롱~ [01/25]

  3. 까망별

    아무것도 모르고 봐도 말이죠… 정말 잘 만들었다! 라는 감탄사밖에는 안나오더라구요. 물론 알고 봤더라면 더 재미있었을것 같아요. 그게 좀 아쉽네요… 포지티브 싱킹구.. –;; 가슴에 와 박힌다. [01/18]

  4. 특히 엘프의 경우에는 ‘자연과 친화관계에 있기 때문에 눈위를 걷는다‘ 라는 설정을 영화에서는 그대로…. 눈덮인 산을 넘을때 엘프가 걷는 걸 보셨다면…;; [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