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편하려고 허리가 고무줄로 된 하의를 사는데 언제부터인가 일반 바지보다 고무줄 바지가 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55-66 정도 입을 수 있는 Free 사이즈라고 적힌 걸 고르는데 입을 사람 사이즈 폭을 넓게 잡느라 그랬을 거라고 짐작은 하지만, 둘레가 짧아서 아무리 길게 늘어난다고 해도 입고 있으면 조여서 불편하다.
마지막으로 산 Free 사이즈의 고무줄 바지는 집에서 입을 레깅스였는데 역시나 허리가 너무 갑갑해서 틈날 때마다 식탁 의자 등판에 허리 부분을 끼워(…) 늘려 보려고도 했으나 새 옷이라 고무줄 탄성도 그만큼 좋은지 도무지 늘어나지도 않았다. 차라리 고무줄을 빼고 내가 새로 끼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보통은 고무줄을 허리선에 같이 박음질한 것들이 더 많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XL 사이즈 레깅스를 사봤다.
집에서 입을 옷이니 좀 헐렁해도 편한 게 낫겠다 싶었는데 막상 도착한 걸 입어보니 웬걸, 다리 부분도 그렇게 갑갑하지 않고 허리도 약간 남기는 하지만 딱 내가 원했던 정도.
슬슬 날이 더워져서 운동할 때는 짧은 레깅스가 필요하길래 이건 처음부터 XL 사이즈로 검색해서 주문했는데 받아보니 이건 아예 남는 공간도 없이 내 허리에 딱 적당하게 맞아서 어이가 없었다.(이 바지 허리 둘레를 재놨다가 앞으로 쇼핑몰 주문할 때 이 사이즈에 맞춰 고르면 될 것 같음)
내가 보통 쇼핑몰의 M 사이즈 바지를 입는데 이럴 정도면 L 사이즈 바지를 입는 사람들은 XL 사이즈를 사도 답답할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사이즈표를 보니 고무줄 허리인데도 2XL까지 나와있는 상품이 수두룩. 그렇다면 프리 사이즈는 실제로는 S에서 마른 M 사이즈이고 그 뒤로는 바로 XL로 건너 뛴다는 건데…
XL든 L이든 내가 편한 걸 찾아 사면 그만이지만 어쨌거나 이 허리를 조이는 누구나 다 입을 수 있어야 할 것 같은 ‘Free’라고 이름붙은 사이즈는, 벗어나면 일반적인 사이즈에 맞추지 못한 몸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영 별로다.
어디가 프리하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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