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하이텔이 VT 서비스를 정리한 후 애니동 대화방에서 종종 사람들과 ‘우리도 저렇게 되면 우짠다냐’ 하고 걱정을 했었는데, 드디어 그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천리안에서도 동호회는 더 이상 VT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공지가 떴더군요. 어제 그 공지 때문에 대화방은 한차례 와글와글 태풍이 지나갔지만(천리안 전체를 통틀어 대미지를 입은 건 애니동 대화방 뿐이지 않을까 생각함) 어찌됐든 일단 임시로 중앙 채팅실로 옮기는 방향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고보니 일단 천리안에서 제공하는 웹쪽 채팅방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여 한번 들어가봤습니다만….

한마디로 말해 상당히 괴악한 센스더군요.

태그는 먹지만 자동으로 웹 사이트 주소 링크는 걸리지 않고 게다가 내 정보 란에 있는 ‘이번 접속 중 채팅초대/1:1데이트 받지 않음’이라는 체크 박스는 대체 왜 필요한 것인지? –;;;

어찌됐든 가능한 그 날까지 악착같이 VT를 이용해주리라 다시 한번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천리안 애니동에 들어온지도 벌써 6년 가까이 되었네요.

처음에는 통신비 때문에 잠깐씩 접속하곤 하다가 야간정액제가 생기면서 날밤새며 대화방에 머무르고, 전용선이 들어온 뒤로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접속 걸어두고 살았는데,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VT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상당히 허전하지 않을까요…

옆의 아바타도 무섭지만 회원 정보에 적나라하게 뜨는 나이라든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디노님은 53세라고 뜸..;) 여러모로 오래 쓰고 싶지 않게 만드네요. (화면이 화려해지는 면은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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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리츠코

    하이아>사람들이 기본에서 벗어나 좀더 좀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대체 동호회 채팅방에서 상대방의 개인 정보를 본다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요..-_-;

  2. 회원정보에 아바타나 나이, 성별,데이트 여부 따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유가 있지요. VT로는 장사가 안되니, 채팅 미팅 사이트(?)로 변신하겠다는 겁니다.
    좋게 말하자면 세이클럽이나 스카이러브를 벤치마킹한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남녀 꼬시는 작업장’을 만드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성별이니 나이니 하는 회원의 신상정보(특히 여성회원!)을 노출시키는 건 필수죠. 데이트니 초대니, 하트마크니 하는 건 작업(?)을 걸기 위한 아이템이구요.
    옛날에 나우누리가 VT 걷어치우고 딱 저렇게 변했었는데 초기화면에 여자회원 사진 떡하니 걸어놓고, 돈 안되는 커뮤니티 중심 사이트에서 ‘채팅 만남 사이트’로 변신을 꾀한 겁니다. 그래봤자 싸이에 밀려 이젠 한물간 채팅사이트, 어설프게 흉내낸 나우누리가 따라잡긴 힘들고 결국 망했지요. 그런데 이제 천리안이 그 전철을 밟으려는 모양이군요.
    같은 과오는 계속 반복되는 모양이라지만, 그래도 옛 추억의 파란화면이 알록달록하게 변하는 걸 보면 아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