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휴 때는 방송국마다 시청률에 신경을 많이 쓰는지 신작 영화들을 주로 해주더군요. 별로 보고싶었던 건 없었던지라 그냥 다 넘어갔는데 어찌어찌해서 반지의 제왕 3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반지의 제왕은 2편까지 극장에서 보고 3편은 놓친 다음 엔딩이 좀 궁금하긴 했는데 러닝 타임이 워낙 길다보니 집에 dvd를 두고도 선뜻 시작을 못하고 있었더랬지요.
이번 연휴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방영판의 번역이라든지 때문에 당연히 말이 많긴 하던데 저는 딱히 이 작품에 열광하는 팬도 아니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자막을 읽느라 신경이 분산되는 일 없이 화면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번에 화면을 제대로 다 봤으니 조만간 자막판으로도 한번 더 볼까 싶긴 하네요.
다 보고 난 감상은 사실 딱 하나였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마법사인데 (그것도 수염 허옇게 연세도 있으신 분이) 내내 화면을 누비며 전투하는 걸 보고 있으니 왠지 보는 것만으로 몸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다가 사라지는 프로도도 인생무상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시골에 내려가니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까지는 길이 훤하게 닦여서 많이 달라졌는데 마을은 그대로더군요.
다만 올해 가물었다더니 마을 바로 앞의 개천도 물이 많이 말랐고 집 바로 넘어가면 있는 낙동강 물도 많이 줄었더군요.
특히 집 바로 넘어에 있는 낙동강 쪽은 좋아하던 곳이었는데 예전만큼 물이 흐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추석에는 처음으로 선산에 성묘를 갔습니다.
중학교 때 이후로 이래저래 명절에 내려가지를 않았던 데다가 가서도 선산이 워낙 가파르다보니 어른들이 굳이 가라고 등떠밀지도 않으셨더랬지요. 이번에는 결혼하기 전 마지막 명절이고 해서 길을 나섰습니다.
원래 추석날 아침에 비가 많이 내려서 못 가게 되려나… 했는데 점심 먹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날이 반짝 개이더군요.
만사가 그렇지만 워낙 산이 가파르다고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잔뜩 수치를 올려놓고 가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올라갈 만 했습니다. 다만 산이 좀 험해서 제대로 난 길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곳을 낫으로 나뭇가지들을 쳐내가며 올라가는 게 난관이더군요.
엄마 말씀이 성묘를 다녀오는 건 그곳에 계신 분들이 보살펴주셔서 그런지 갔다와도 별로 힘들지 않다… 고 하셨는데 정말로 오랜만에 2시간 가까이 등산을 하며 올라갔다 내려온 셈인데도 운동량에 비해 뒤탈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산을 올라가다보니 그야말로 잡초가 무성하게 버려진 묘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엄청 황폐하더군요. 그렇게 방치된 묘들은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6 responses
시골내음을 사진으로 잘 담았네~^^
오랜만에 내려가니 좋더라구. ^^
아무도 없는 집에 흑염소가 있으면 데려다가 솥에 넣어야지!! 흑염소는 여성에게 좋다던데!
아니, 가까이 가기도 무서운 흑염소를 데려오긴 어디에 데려와요. -.ㅜ
반지의 제왕 번역이라면… [지구] 운운 하는 것만 빼면 솔직히 별로 거슬리는 것 없더군요.
[지구의 평화] 운운 하는 바람에 갑자기 우주 전쟁 분위기가…
음..; 지구의 평화…; 온 종족을 아우르는 범우주적 전투였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