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발리 1

발리의 경우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게, 법적으로 외국인은 관광 가이드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가이드들이 현지인! 그것도 한국어를 하는 현지인이더군요.
우리 가이드를 맡은 분은 27살의 여자분이셨는데(아쉽게도 사진은 찍은 게 없네요) 한국어를 배운지 1년쯤 되었다고 하더군요. 의사소통에 별 무리가 없긴 한데 뭐랄까, 인도네시아 사람들 말이 억양의 고저가 심한데 그 억양 그대로 한국어를 하니 참으로 리드미컬 했지요. ^^;이 날은 가이드의 제안대로 배를 타고 한 시간쯤 걸리는 바다로 나가 놀 일정이었던지라 아침 일찌감치 일어나서 식사까지 마쳐버렸습니다.

영화에서나 봤던 이런 광경이 실제 눈앞에 펼쳐지니 나름 감동..-.ㅜ

저희가 묵었던 빌라 구조도 널찍한 게 마음에 들었는데 아침에 나오면서 보니 리조트 안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참 예쁘게 꾸며져 있더군요. 때가 때인지라 리조트 안에서 한국사람은 고사하고 동양인도 찾아볼 수가 없었고, 더불어 이런 리조트에 오는 서양인은 대개 나이가 좀 많거나, 젊어도 어디 관광을 다니기보다는 리조트 안에서 괜히 책 한권 집어들고 햇살에 피부를 지지고자(?)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부지런을 떨어 돌아다녔던 이 날 일정에서 가장 좋았던 건 스노쿨링과 반잠수함타고 바다속 관람하기.발리는 바다 물이 워낙 맑아서 아무 데다 그냥 고개만 박으면 물 속이 투명하게 훤히 보일 정도인데, 반잠수함이라는 게 별 건 아니고 그냥 보통 배를 바닥을 깊게 판 다음 벽에 유리창을 만들어 사람들을 태우고 바다 한 바퀴를 주욱 도는 겁니다.
그냥 그렇게 스윽 한바퀴만 돌아도 꼭 아쿠아리움에 온 것만큼 바다 속이 화려해서 볼 거리가 많더군요. 무슨 TV 선전에나 나올 법한 화려한 색색의 물고기나 산호초들이 장관이었지요. 배 구조는 왼쪽 사진처럼 창을 통해서 밖을 보는 방식. 사실 우리가 물고기 구경을 하는건지 물고기들이 사람 구경을 하는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크루즈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중.
배 안에 있다가 흔들림이 좀 심해서 위쪽으로 올라갔더니 훨씬 시원하고 경치도 좋았습니다.
발리에서는 해만 뜨면 온 바다색도 하늘색도 파래서 시원하더군요.
이 날 들렀던 섬.
물놀이(?)에 앞서 섬 안의 마을들을 좀 구경했는데…
구경은 심지어 이런 멋진 차(…)로 합니다.
옛날 시골에서 작은 아빠 경운기 뒤에 타본 이후로 이런 오픈 카는 처음이예요♡
섬 안의 마을은 보시는대로… 묘하게 한국적으로 정감 갑니다.
(야자수만 아니면 우리나라 한 50년대쯤으로 보일지도)
마을 주민들 대부분은 낚시와 우뭇가사리 판매로 먹고 산다고 하네요.
매우 관광객스럽게 우뭇가사리 앞에서(…) 한컷 찍어봤음.
섬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이런 낚시배들이 주욱 서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배들이 유난히 질서정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구역이 제각각 나눠져 있습니다.
각자 자기 구역에서만 고기를 잡는다네요.
이 섬의 포인트는 바로 이곳, 갈라 갈라 땅굴(?)인 것 같았습니다.
대나무숲 뒤쪽으로 보이는 저 굴로 들어가면 안으로 개미굴처럼 파놔서
집뜰 곳곳 구멍으로 나오게 되더군요.
위 굴에 대한 설명은 여기에.
(클릭하면 커짐. 해석은 알아서들 하시라)
마을 안의 기념품 가게들도 옛날 동네 점빵(…)을 생각나게 할 만큼 소박합니다.
파는 물건들도 보시는대로 재미있는 것들이 꽤 많았습니다.
가격이 많이 비싸지는 않았는데 일정상 손에 뭐 들고 다니기 불편해서 사지는 않게 되더군요.
그러고보니 발리는 90퍼센트가 힌두교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길거리에 버젓이 한국사람이 하는 ‘도가니탕’집도 공존함)
그래서인지 이런 깜찍한 눈의 소 목각 인형도 팔더군요.
발리 여행하는 내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공물(?). 배에도, 자동차 안에도
이렇게 꽃과 밥을 모아 둡니다.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니 왠지 발리 사람들의 소박한 기원의 마음이 느껴지기는 한데 실제 마을 곳곳에 저게 있으면 모이는 건 파리…겠지요? ^^;
Ritsko Ava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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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추카 이정은 Avatar

    여기 글들도 재미있네요..발리가 지금 우기이긴하지만 희성씨 말씀대로 하루종일 오는게 아니라 밤에는 좀 오고 낮에는 들락날락하는 기후랍니다. 그래도 파란하늘이 아주 보기가 좋습니다.^^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비가 한번 내리면 정말 끝장을 보게 내리다가도 그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짱히 개이더군요. 재미있었어요. ^^

  2. 슈바르츠 Avatar

    앗, 우뭇가사리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네요. 저런 느낌이었군요;
    발리 멋지네요. 저도 언젠가 한번쯤 가봐야…;(극동지방을 벗어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_-)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그러고보니 저도 우뭇가사리 실물은 처음 봤네요. ^^;;;
      발리 멋지더군요. 바다색이 좋다길래 갔는데 정말 볼만하더군요. ^^

  3. 류미림 Avatar
    류미림

    희성씨 ^^
    저왔어요
    사실 저번에도 들른적이 있긴한데
    글은 이제서야 남기네요 발리하늘 꼭 합성한거같이 파랗고 좋네요
    저도 11월 말에 보라카이로 출장가는데 다음번엔 꼭 발리를 가야겠어요^^ 저도 보라카이 다녀오면 후기 많이 올릴께요
    이런게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일본가면 소식 끊길까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죠? 재훈씨도 여행 즐거웠는지 궁금하네요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어서오세요~ ^^
      발리 한번 가보고 나니 다른 동남아 쪽도 가보고 싶어지더라구요. 미림씨 보라카이 갔다오면 꼭 후기 보러 갈게요. ^^
      재훈씨도 여행 재미있었대요. 둘 다 신나게 잘 놀고 왔답니다. ^^

  4. 하임맘 Avatar
    하임맘

    신혼 여행기 재미있는 걸..^^
    인물 사진 좀 더 올릴 것을 제안하우..
    굴에 대한 설명은 아무래도 못보고 넘어갈듯..^^;;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인물 사진! 나중에 그냥 파일로 줄게. -.ㅜ 이런 데 올리기는 너무나 뻘쭘하게 찍힌 사진이 많다오. -.ㅜ
      저 굴은 뭔가 저 집 주인이 사람들과 피신하기 위한 용도로 파놓았다는 뭐 그런 곳이었음. 사실 가이드가 현지인이다보니 아주 상세히 잘 알아듣지는 못하겠더라고. –;

  5. 인식 Avatar
    인식

    난 언제쯤 해외여행을 가볼까나 ㅜ_ㅜ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일본이라도 한번 다녀가시오. ^^

  6. Dino Avatar

    헉… 멋진데요 –;;
    ….. 왠지 막 외국 관광을 지르고 싶어진다아아 orz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디노님의 다음 여행지는 동남아겠군요! 요즘 동남아 쪽 별로 안 비싸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