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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 한국 식품들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김말이 튀김을 주문해봤습니다. 지난번에 한국 갔을 때 못먹고 와서 아쉬웠던 것 하나가 바로 떡볶이집에서 파는 김말이였거든요. 당면 사서 그걸 김에 말아 튀김옷을 입혀 튀기느니 그냥 돈을 쓰고 말자(1kg에 1,500엔이었음)는 심정으로 시켰는데 맛도 기대 이상으로 엄청 제대로 나서 간간히 주변에 친한 사람들 불러다 떡볶이도 해먹고 주말마다 점심은 떡볶이로 해결하면서 다 먹어치웠네요.
  • 지난번 병원에 다녀오면서 하루 휴가를 낸 대나무숲과 오랜만에 라조나에서 나름 데이트를 즐겼었는데 거기 가면 가끔 한번씩 땡기는 게 이 달로와요(Dalloyau)의 마카롱이지요. 막상 먹고 나면 끈적하게 단맛만 기억에 남는데 그래도 가끔 단 게 엄청 땡길 때 그 끈적함에 사먹게 됩니다.
  • 한참 더운 시간대에 도저히 밥상 차려 먹을 의욕도 안 나고 해서 근래의 점심은 대개 옥수수였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여기 옥수수를 사다가 삶아서 알을 하나 떼어먹어보니 이상하게 한국에서 먹던 것처럼 알이 쫀쫀한 게 아니라 퍼석퍼석한 겁니다. 아는 게 없으니 혹시 덜 삶긴 건가 싶어서 거의 곰국을 끓일 만큼 삶아보다가 안되길래 ‘옥수수 한번 먹으려다 성질 버리겠다’ 싶어 그냥 버린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 옥수수들이 신기하게도 원래 그렇게 퍼석거리더군요..; 생긴 건 우리나라에서 보는 그 노란 옥수수(찰옥수수 아닌)랑 비슷한데 식감이 좀 묘합니다.
    아무튼 원래 그렇다는 걸 안 다음에 올해 다시 사다가 삶아봤는데 막상 그 식감에 익숙해지고 나니 맛 자체는 엄청나게 달더군요. 아무것도 안넣고 그냥 냄비에 물 붓고 삶아도 소금이나 설탕을 넣은 것만큼 간(?)이 세서 맛들이고 나니 자주 먹게 되네요. 게다가 물에 넣고 삶기만 하면 되니 편하기도 하고 말이죠.
  • 여전히 이곳의 과일님들 몸값은 꽤 나가십니다만 그래도 올해는 나 혼자 먹는 게 아니니 땡기는 건 먹어주자 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사서 먹어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도 워낙 물가가 올라서 그런지 오히려 여기 과일 값이 좀 만만해진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처음에는 주로 수박을 사다 먹다가 그 뒤에 맛을 들인 건 복숭아였습니다. 일본 복숭아가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정말 당도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한국에서 복숭아를 사먹으면 대충 3번에 1번쯤 단 게 걸렸던 것 같은데 여기는 적당히 곱게 생긴 놈만 집어도 백발백중 통조림만큼 단 맛이 납니다. 가격도 한참 쌀 때는 큼직한 크기로 하나에 100엔이 약간 넘는 정도였으니 나쁘지 않더라구요. 요즘에는 다시 좀 올라서 2개에 380엔 정도가 제일 많이 보이네요.
    주로 사다 먹는 건 백도인데 지난번에 오랜만에 눈에 띄어 반가운 마음에 집었던 천도 복숭아도 지금까지 먹어본 천도 복숭아 중에 가장 달았습니다..; 보통 천도 복숭아라고 하면 좀 새큼하고 심플한 맛을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무슨 백도만큼 단맛이 나더군요.
    그 밖에 신나게 먹었던 건 자두와 플럼.
    자두가 영어로 플럼이 아닌가 했는데 따로 구분해서 팔고 있네요. 자두는 흔히 한국에서 보는 그 붉은 것이고 플럼은 겉이 약간 검보라색으로 껍질도 얇고 자두보다 껍질부분이 덜 신데다가 씨부분이 싹 분리돼서 속살도 더 풍부한 게 맛있었습니다.
  • 어제 갔던 요가 수업은 모두 예정일이 비슷비슷한 반이었는데 그 중에서 한 명이 딱 봐도 일본 사람은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더니 무려 몽골 분이셨습니다. 예정일이 10월 16일이던데 잘하면 나중에 병원에서 만날지도 모르겠다 싶더군요. 대개 요가도 배우고 비슷한 때에 아이를 낳을 친구들을 만들고 싶어 온 분위기라 지난번 수업보다 훨씬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네요.
  • 가을양의 움직임은 이제 장난이 아니라서 옆에서 ‘손맛이 다르다’-가끔 옆구리로 튀어나오는 발인지 팔꿈치인지와 거의 악수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고 할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그래도 나와서도 이렇게 바시락거리려나 생각하면 웃음이 나기도 하네요.
    배도 꽤 나와서 걷는 속도가 평소의 2배쯤 느려졌습니다. 어딜 나가든 평소 걸리는 시간보다 더 잡고 나서야 하는 슬로우 라이프네요.
  • 어제 드디어 무슨 스콜처럼 비가 쏟아붓더니 남은 한주는 내내 비가 오려나봅니다. 기온은 확실히 떨어졌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저는 덥네요. -_-; 체감 온도가 전혀 변하지 않은 데다가 내 몸에서 열이 펄펄 올라오는 게 느껴질 정도니 정말 2인분 체온으로 살아가고 있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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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onses

  1. 호호, 그러고 보니 올 여름은 옥수수를 많이 먹었네요.
    쫀득쫀득 말랑말랑한게 정말로 맛있었답니다. (…후다닥)

    1. 리츠코

      근데 저도 특별히 찰옥수수를 더 좋아하는 건 아니라서… 호호. ( ”)
      오늘도 옥수수 2개 사왔네요. 내일 점심으로 삶아먹을 예정.

  2. 꼭 배고플 때 이런 이미지가 들어간 포스팅이 보이더군요 (…)
    그러고보니 요새는 옥수수를 못먹어본지 오래됐네요;; 스위트 콘 정도만 먹어보는 정도… –;

    1. 리츠코

      그래서 이런 포스팅하는 보람이 있는 거죠.( ”)
      근데 저도 볼 때마다 배고파서 슬슬 새 포스팅을 올려야 할 듯.

  3.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업무차 팀장님 및 팀원들과 2박 3일로 좀 급하게 갔던지라 시간도 안나고 연락을 못했네요. 아무래도 가끔 출장 갈듯 싶고 다음에는 시간 여유도 있을법 하니 꼭 연락 하겠습니다.

    참고로.. 푸석푸석한 옥수수도 압력 밥솥에 찌면 좀 나아지는 것 같던데 한번 시도해보세요.

    1. 리츠코

      안그래도 메신저 대화명 보고 일본 오셨구나 했었지요. : ) 앞으로 자주 올 일이 있으신가봐요. 시간 나실 때 연락 주세요.

      저 옥수수 작년에 찔 때 압력솥에서 미친듯이 몇번을 찐 거였어요. ㅠ.ㅠ

  4. 옥수수에 대한 한가지 팁을 드리면.. 길거리에서 파는 쫀득한 옥수수의 비밀은.. 소다 한스푼 이라고 하더군요.. ;;;
    물론 찰옥수수 종류 사다 쪄 먹으면 저런걸 안넣어도 상관 없겠지만요… ^^;;

    1. 리츠코

      집에서는 가끔 뉴슈가 같은 걸 넣어 삶았던 것 같은데 그냥 귀찮아서 대충 해먹고 있네요. 게다가 저 일본 옥수수의 퍼석함은 아무래도 종자의 문제가 큰 것 같아서 커버에도 한계가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