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1475816477772오늘 별 생각 없이 캐스키드슨 광고 메일을 클릭했는데 이번 시즌에 디즈니와 콜라보를 했다고 뜬 상품 중에 푸우 북백이 있어서 순간 ‘우와, 저거 희연언니가 봤으면 100% 질렀을 거야’ 라는 생각을 했다.

언니가 갑자기 떠나고, 같이 갔던 장소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언니가 좋아했던 장르와 작품들이 워낙 너무 많아서 어디를 돌아보든 하루에 최소 한번은 떠올릴수밖에 없다는 점이 제일 괴로웠었는데 지금도 (첫 주만큼 가슴이 무너지지는 않아도) 그럼에도 여전히 스타워즈, 푸우, 소니 엔젤, 만년필, 스타벅스의 시즌 MD 등등의 관련 소식에는 언니가 먼저 떠오른다.
언니가 마지막 모임에 가져왔던 누텔라 과자의 먹고 난 케이스는 여전히 버리지 못해 거실 테이블 한켠에 있고 나눠받은 분말 밀크티는 과연 내가 마실 수 있을까.

얼마전에 본 예능프로에서 어느 출연자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 둘이 같이 앉았던 벤치 근처에도 가지 못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곳이 생각나고 그 벤치에 앉아 아버지를 추억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언젠가 언니가 생각이 나서 꽃시장을 나서는 날이 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한 비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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