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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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양 어린이집 특강 수업에 무려 독서논술이라는 게 생겼는데 설마 이 나이 애들한테 논술을 시킬 건 아니겠고 책이나 읽어주겠거니 싶어 신청해봤습니다.
결론은, 한솔교육에서 나온 북스북스 같은 식으로 매달 일정 권수의 책을 주고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병행되는 수업이었군요. 지난주부터 수업 끝나고 책을 한권씩 가져오는데 이번에 가져온 책이 재미있네요.(지난주 책은 모님이 북극곰 버전 리어왕이라 평하셨던 ‘눈의 공주 아눅’)

제목은 낙하산을 탄 공주.
어느 날 잘생긴 파란 눈의 남자가 딸 라라공주를 납치하는 꿈을 꾼 피스타치오 왕은 그런 일을 막기 위해(그 공주 나이 좀 차 봐… 그 꿈이 현실이길 간절히 바랄텐데. -_-) 탑에 가두어둡니다. 그리고 공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갖가지 유흥거리를 제공하지만 결국 공주는 마지막에 ‘종이처럼 가볍고 치마가 넓게 퍼지는 드레스’를 만들어달라더니 그 옷을 입자마자 성에서 뛰어내려 치맛단을 낙하산 삼아 두둥실 탈출해버린다는 이야기네요.

바깥에 내놓고 내내 불안해서 가능하면 품안에 끼고 있고 싶어하지만 결국 자식은 자기가 원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빠져나가더라, 라는 진리의 동화 버전이었어요.

그나저나 요즘은 정말 뉴스를 보면 온통 뒤숭숭한 이야기 뿐이라 가능하다면 이렇게 탑에 꽁꽁 잡아두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_-

묘하게 글러머러스한 공주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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