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개인적으로는 스노우 캣을 크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항상 그녀의 홈에서 느껴지는 여유는 참 부럽더군요.
언젠가 나도 저렇게 카페에 혼자 앉아 놀아보리, 결심했는데 오늘 드디어 스노우 캣 놀이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학원을 마치고 아는 사람과 약속을 마친 후 다음 약속까지 시간이 좀 애매해서 종로에 있는 비즈 샵에 들러 이런저런 자잘한 재료들을 사고(오늘은 드디어 샹들리에 귀고리를 만들 수 있는 장식을 구했군요) 약속 장소에 좀 많이 일찍 도착한 김에 스타벅스 창가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학원 숙제를 하며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습니다.
뒷자리에 앉은 아줌마들(왠지 압구정 스타벅스에 계시기에는 좀 연령층이 높다 싶었지만..;)의 듣지 않으려 해도 쉬임없이 들려오는 자식들 결혼시키는 이야기, 친척 조카들의 결혼 이야기를 한시간 반이 넘게 (반 강제로) 들었군요. ^^;
옆 자리에 중년을 좀 넘은 깔끔한 양복 차림의 초로의 신사분이 일행을 기다리며 무지 어려워 보이는 영문 책을 꺼내놓고 읽고 계셨는데(그러고보니 그 시간대에 매장 평균 연령이 매우 높았네요) 굉장히 멋있었습니다. 그 나이대의 아저씨라면 왠지 큰 목소리에 험한 말투로 핸드폰 통화를 해야 한다는 묘한 고정 관념이 있었는데 말이죠. ^^;

이렇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 혼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면 재미있는 일상이 참 많더군요. 스노우 캣은 아마도 그 재미를 즐기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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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1. 리츠코

    키딕키딕>그런 책 나오면… 거기 나오는 카페들은 죄 손님들이 벅적벅적해서 조용히 즐길 수 없을 것이야..T.T

  2. 키딕키딕

    좋은 카페 소개책이라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도 여기저기 카페 기행을 해보고 싶은데…서울 바닥 알 수가 있어야지요..^^;

  3. 최근에 이런저런 일로 두세바퀴 쯤 휘둘리고 나니, 기력도 바닥나고 의욕도 저하. 흐음.. 회사 앞 스타벅스에 나가서 나도 한가로움을 즐겨 볼까낭. 무선랜이 되는 노트북이 있다면 나가서 일봐도 되는뎅..

  4. 리츠코

    gample>겜플님은 그림도 잘 그리시니까 정말로 스노우 캣 놀이를 하실 수 있으실 듯(부러워라..T.T)
    비가 오는 날이 카페에서 혼자 놀기에 훨씬 더 분위기가 있을 것 같네요. 우산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좀더 스펙터클하게 우산 뒤집어지는 사람이 있어도 재미있을 듯.
    앞으로는 스노우 캣 놀이를 할 때 하더라도 정말 커피는 시키지 말아야겠어요. 어제 밤도 잠이 안와서 자폭했군요.T.T

  5. gample

    저도 스노우캣 침울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마린블루스나 다른 웹툰 홈페이지들에 비해 자주 찾아가는 편입니다. 사진란을 봤더니 이 분 사시는 곳이 또 홍대더군요.(홍대놀이터에서 라이트세이버를 흔들며 며칠 놀다보면 제 얘기가 실릴지도.) 딱히 스노우캣 흉내를 내려던건 아니었는데 저도 일부러 커피숍 쇼윈도에 앉아 여유를 즐긴적이 있었습니다. 혹시 시간이 되면 남들 출근길에 커피숍에 들어앉아 거리를 내려다보며 느긋하게 책이라도 읽어보면 좋을거 같기도. 비라도 내려주면 더 좋겠고. 가끔 그런 여유도 한번 즐겨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