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동안 실컷 바다에 고개 박고 물고기 구경하면서 놀다가 간 곳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큰 마사지 센터였습니다.
딱 들어가니 너무나 한국인스러운 외모의(오랜만에 말 통하는 사람을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주인이 나와서 손님들을 맞더군요. 잠깐 앉아 있는데 그분이 저더러 대뜸 ‘안 무서워요?’ 하고 묻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테러 때문에 예약이 한 90퍼센트쯤 취소되었다고 ‘폭탄 터졌다는데 안 무섭냐’는 이야기.
갈 때부터 가장 기대했던 마사지(…)는 2시간 코스였는데 2시간 동안 정말 꾸욱꾸욱 시원하게 풀어줍디다.
둘 다 나란히 누워서 마사지를 받고 있자니 한참 있다가 바깥에서 난무하는 다른 사람들의 ‘으아아악~’ 소리…. -_-;
저같은 경우도 나중 가니 마사지 하는 사람이 ‘relax~’라고 말하기만 해도 ‘헉’ 하고 그 다음에 올 격통을 준비하게 되더군요.
마사지를 받으러 들어갈 때부터 내리던 비는 나오고도 계속되었습니다. 우리가 간 때는 발리의 우기였더군요(10월에서 3월까지는 우기라네요)
나중에 관광 안내를 보고 좀 아차 싶었는데 의외로 일정에 맞춰서 해가 나고 들어가줘서(낮에 관광할 때는 해가 나고 밤 되면 죽도록 비가 때려부음) 오히려 심하게 타지도 않고 딱 좋았습니다.
…………만.
전체 스케줄을 동틀어 이 비 오는 타이밍이 딱 한 번 안 맞았던 게 이날 저녁이었더랬지요.
이 날 저녁은 배위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해가 지고 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레스토랑으로 배 타고 들어가는(…) 동안에도 내내 퍼붓더군요.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먼저 온 한국인 커플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그 광경이 대단히 무서웠던 것이, 왠 현지인 아저씨 두 명이 커플 앞에서 악기를 들고 노래를 불러주고 있는 겁니다.
저나 대나무숲이나 그걸 보고 ‘호곡’ 해서 ‘설마 시키지도 않는데 우리한테 오지는 않겠지’ 하며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는데, 식사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스스슥 우리 자리 앞으로 오는 아저씨들.(-.ㅜ) 짧은 영어로 미친듯이 거절을 하는 것을 씨익 웃으며 외면하며 노래를 시작하더군요.(아저씨들… 솔직히 노래도 별로였어요. -.ㅜ)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좀 떨어져서 좀 썰렁했던지라 가뜩이나 기분도 썩 좋지 않았는데 격렬한 거부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오히려 기분이 다운되더군요. -_-;
보란듯이 표정을 싸늘하게 짓고 있자 4곡쯤 부르더니 ‘팁으로 1불을 달라’더군요(…) 한층 더 난감한 건 당시 우리가 갖고 있는 1불 짜리가 똑 떨어졌었다는 것.(거슬러 줄 것도 아니잖여..-.ㅜ)
결국 가이드 분에게 급한대로 빌려서 어찌어찌 주고 냉큼 보내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저와 대나무숲은 그 분들을 기억할 때 ‘1불 갈취단’이라고 부르고 있지요.
조개요리의 양념이 맛있었지요.
다음 날은 오전에 래프팅을 한 다음 발리식 마사지, 그리고 사원 관광이라고 하길래 사원 관광은 스케줄에서 빼달라고 말을 해두었습니다. 낮에 다니면서 보니 역시 발리는 유적지 관광보다는 휴양 쪽이 더 맞는 것 같더라구요. 하루쯤은 오후에 고즈넉하게 리조트에서 놀고 싶어서 말이지요.
저 시푸드 사진은 볼 때마다 나의 위장을 자극하는군. ㅠㅠ
나도 발리에 가서 ‘1불 갈취단’이나 해볼까…(먼산)
선배가 그 앞에서 기타 들고 노래부르면 그 1불 갈취단들보다는 실력이 훨 나을 것 같음. -.ㅜ(그 사람들 정말 노래 못 불렀다. -_-;)
ㅋㅋ 지금보니 메일로 왔네요 저희 여행후기에 고대로 잘~ 올리고있어요..너무 감사해요^^
안그래도 어제 파일 보냈는데 댓글 남겨주셔서 메일이 안 갔나 했어요. ^^ 잘 받으셨다니 다행이네요. ^^
혹시나해서 구경왔는데 역시나 ^^ 발리 2탄이 올려져있네요. 너무 재미있께 잘보고있어요..이것도 사진화일로 주실꺼죠?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