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발리 1

이번 여행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코스를 들라면 역시 래프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날은 오전 중에는 래프팅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아침부터 비가 꽤 내리더군요. 괜찮을까,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차를 타고 1시간 반쯤을 나가 래프팅을 할 계곡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니 역시나(…) 래프팅을 하겠다고 온 사람은 저희 둘 뿐이더군요. 한국어를 못하니 양해를 구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말은 모두 한국어로 할 줄 알았던(…) 현지인 두 분과 함께 보트에 몸을 실었지요.
래프팅이라고 하면 국내에서 동강이라든지 이런 곳에서 하는 것만 TV 화면으로 봤는데 막상 발리의 래프팅은 완전히 헐리우드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우거진 밀림 사이를 뚫고 내려가는 일이었습니다. ^^; 게다가 비까지 철철 오니 박진감 200% 업.
앞뒤로 한 분씩 타고 저희는 가운데 앉아서 시키는 대로 노를 젓거나 보트를 꽉 잡고 앉으면 되는 방식이었는데 한국어를 못한다고 양해를 구하셨던 직원분, 내려가는 내내 ‘하나~ 둘~ 앞으로~ 꽉 잡아요우~♪’를 외쳐서 대나무숲과 둘 다 쓰러졌습니다.
나중에는 심지어 곰 세마리 노래도 부르시더군요.(최근 발리에 ‘풀 하우스’가 방영 중이라서 현지인들은 한국인만 보면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한국 노래 할 줄 알아요’ 하며 곰 세마리를 불러줍디다…;)

비가 와서 물살이 좀 거센 편이라 오히려 더 재미있었던 데다가 양쪽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언제 다시 이런 걸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원시림 그 자체여서 환상적이었습니다. 자연 그대로 지면에 내리 꽂히는 폭포수를 직접 맞기도 하고 박쥐들이 우글대는 동굴 옆을 지나기도 하면서(이 박쥐 동굴 근처는 냄새가 정말 심하더군요) 중간 휴식 지점까지 왔더니, 너무나 반갑게도 한국인 부부가 먼저 와 있더군요. 그쪽분들도 왠지 우리처럼 ‘이런 날 래프팅을 하겠다고 온 동지’를 만난 게 반가우셨던지 서로 간단히 인사도 나누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쪽 가이드분은 쉬는 동안 노를 들고 보트를 두들기며 ‘대~한~민국!’을 외쳐주시더군요.(…)

래프팅을 하는 데 도와주신 분들은 전반적으로 쇼맨쉽이 굉장히 뛰어난 분들이셨습니다. 보트를 타고 내려가는 내내 새소리처럼 예쁜 휘파람을 내내 불기도 하고 보트가 바위에 걸리면 ‘삐뽀삐뽀~’ 소리를 내며 잽싸게 뒤쪽으로 가서 진행을 원활하게 해주셔서 즐거웠습니다.

이 날은 오전에 이 래프팅만 끝내고 식사 후 발리식 스파 마사지를 받으러 갔는데(마사지의 천국 -.ㅜ) 발리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마사지와는 좀 다르게 스파에서 온탕, 냉탕에 번갈아가며 들어갔다가 나온 뒤 사우나에서 한 10분쯤 있다가 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과정이더군요. 가게 전체에는 아로마 향이 은은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사지 후에는 전신에 정체 모를(?) 팩을 바르고 누워 정신없이 한숨 자고 일어나니 오전 내내 보트 안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치이느라 쌓인 피로를 바로 해소할 수 있었네요.

Ritsko Ava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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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류미림 Avatar
    류미림

    ㅋㅋ지금 로긴중이시군요
    전 방금 촬영갔다와서 내일과 모레 예식 체크하는중이예요
    글 넘 재밌게 읽고있어요
    다음주엔 수영씨랑 다큐멘터리 영화제 가기로했는데 완전 기대되는중이예요 평소에 그런거 볼기회가 없으니까^^
    그 다음주엔 리사오노가 공연오는데 그걸 보러갈지 발레공연을 보러갈지 모르겠어요 지젤요 ㅋ (이건 아직 같이 갈사람이 정해지지않아서 ㅋㅋ 아무도 같이 보러가주지 않음 어쩌죠? ㅠ,ㅠ) 아~ 이런때 희성씨가 한국에 있음 참 좋을텐데…
    오늘 촬영하다 쇼크 받은거 있죠! 신랑님 후배들이 사진을 찍어주러 왔는데 재훈씨 친구분 사진기 보다 좋아보이는 사진기들이 2대나 등장을해서 제가 이건 애인도 못빌려주겠네요 이랬더니 미림씬 그래서 남자친구가 없는거예요 이러는거있죠
    허걱 ㅠ,ㅜ 정곡을찔려버린 저는 말없이 주저않고 말았습니다. 이런 원통하고 서글픈일이…
    (이 신랑님이 바로 그 심마니 시어머니 어떠냐던 그분입니다. ) 빨리 남자 친구를 만들어야겠어요 능력밖에 문제인데 큰일이예요 ㅋ
    아~ 저 머리 단발로 싹뚝 잘랐답니다. 궁금하시면 제 싸이 홈에서 확인 하세요 ㅋㅋ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호곡, 수영씨랑 영화제를 가다니..-.ㅜ 배신자들…흑흑…
      저는 오늘 메이지 신궁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전통 결혼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덕분에 재미있는 구경을 많이 했네요.

      미림씨도 하루빨리 남자친구를 만들어야 그런 소소한 구박(?)에서 벗어나지요! 혹시 그 친구들 중에 그 심마니 댁의 아들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

      싸이에서 사진 봤어요. ^^ 머리 단발로 자르니까 좀더 어려 보이는 것도 같고… 잘 어울리던데요. 저도 여기 오기 직전에 머리를 어깨정도까지 확 쳐버리고 들어왔는데 시간이 없어서 스트레이트 파마를 못했더니 지금 아주 난리가 났답니다. -_-;; 그래도 일본은 워낙 요상한 머리 스타일이 많아서 별로 안 튀어 다행이예요.. =_=;

  2. 류미림 Avatar
    류미림

    ㅋㅋ 꽉잡아요우~ 와 곰세마리 듣다가 쓰러지는줄 알았슴다
    아 제가 오늘도 들러서 비밀글을 남기는 이윤
    희성씨 희성씨 홈피가 이뿌다 특이하다는 소문이 쫘악 퍼지면서 구경오는 저희 회사분들이 많아져서 제가 개인적으로 도와드린 그부분에 얘기가 혹시라도 올라오거나 할까봐서 부탁에말씀드리려고 들렀어요
    괜한 근심일수도있겠지만 유비무환이라서 ㅋㅋ
    매일 올라오는 신혼여행 후기 아주 흥미 진진 합니다.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헉, 아니 그런일이..; 어쩐지 갑자기 카운터가 훌쩍 뛰었다 했더니. ^^;;; 말씀하신 건 걱정하지 마세요. ^^

  3. 노정석 Avatar

    으엇….이거 제가 짱 좋아하는….. 또 갑시다..와와 ~~~

    1. 리츠코 Avatar
      리츠코

      헉, 정석씨 래프팅 좋아하셨어요? 약간 의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