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날도 덥고 습도도 꽤 높아서 불쾌지수가 고공비행을 하는 나날입니다. -_-; 이런 더운 날에도 딸래미는 찰딱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고 그나마 부랴부랴 산 에어콘이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만, 사실 집에 혜린이랑 둘이 있다보면 왠만큼 더워도 그냥 에어콘은 안 틀고 버티게 되네요.

포스팅 한지도 좀 된 것 같아 이런저런 잡담들이나 잠시.

혜린이 때문에 밖에 나가 여유있게 쇼핑을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보니 근래의 쇼핑은 거의 인터넷으로 해결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애용하는 건 아무래도 지마켓.
주문하면 대충 열에 한두번 빼고는 그럭저럭 쓸만한 물건을 건지긴 합니다만 올여름에 제일 잘 건졌다 싶은 건 왼쪽의 브라캡이 들어간 나시티와 오른쪽의 기저귀가방으로 완벽한(…) 캔버스 가방 되겠습니다.

여름에 브래지어 하면 땀은 줄줄 나고 거기다 밖에서 혜린이 젖이라도 먹일 일 있으면 수유브라 똑딱이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냥 싼맛에 주문했던 캡브라가 그 해결책이 되었네요.
예전에 이런 류 옷들은 캡 부분이 너무 얇아서 브래지어 안하고 입기는 좀 뭣하거나 캡이 너무 커서 옷모양이 이상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정말 딱 알맞게 나오더라구요. 배송료가 무료길래 하나 시켜봤는데 너무 괜찮아서 두어벌 사놓고 속옷 대신 입습니다만 가볍고 좋아요. 

혜린이는 모유를 먹다보니 젖병이나 분유, 물 같은 걸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는데 그래도 역시 외출하려면 갈아입힐 옷에 기저귀에 소소하게 짐이 꽤 많아요.
일본에서 올 때 기저귀가방으로 쓰려고 레스포삭 가방을 하나 사왔었는데 맨날 하나만 가지고 다니자니 좀 그래서 뭐 괜찮은 게 없나 살펴보던 중에 눈에 띈 게 저 캔버스 가방 되겠습니다..;
짐 무게 때문에 가방 무게는 반드시 가벼운 걸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딱 맞춤인 데다가 안이 넓어서 물건이 하염없이 들어갑니다. 가끔 장바구니 잊어버리고 장보러 가면 장본 물건도 다 들어갈 정도니 마음에 쏙 들어요. 다만 안에 별다른 섹션이 없이 그냥 천가방이라서 물건이 다 우르르 몰려 있어 찾으려면 휘휘 저어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 좀 아쉽습니다만 짐들을 적당히 비닐이나 케이스로 구분해두면 나름 그것도 해결되더군요.
요즘은 저 가방만 들고 다닙니다..;

이사와서 벽시계를 안사고 그냥 탁상 시계를 곳곳에 두고 쓰고 있었습니다.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제가 원래 물건을 고르는 건 완전 젬병이다보니 벽시계를 고르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 와중에 미사언니가 그런 저를 불쌍히 여겨(…) 예쁜 시계를 보내주셨는데 받고 보니 이것은 제가 쇼핑몰에서 몇번이나 지를까 말까 고민하면서 ‘달기가 힘들 것 같아’ 계속 미루던 딱 그것이더군요.
이렇게 선물로 받았으니 이런 시계를 쓰라는 계시! 달아보자! 하고 대나무숲에게 맡겼는데(…) 집에 있는 전동 드라이버로 시멘트 벽에 박는 건 역시 무리더군요.
다시 상자에 잘 넣어두고 누군가 전동 드릴를 가진 사람이 주변에 없나 물색하며 내내 찜찜했었는데 지난 주말에 에어콘 설치하러 오신 분들이 딱 그 전동 드릴이 있지 않겠습니까. 설치가 다 끝나고 슬쩍 부탁을 드려보니 흔쾌히 달아주셨네요. 더불어 부품으로 들어있는 못은 나무벽에밖에 못 쓸것 같다고 가지고 계시던 시멘트용 못으로 튼튼하게 달아주고 가셨습니다. 에어콘 기사님, 감솨 에어콘 자리잡느라 바닥 좀 찍힌 건 눈감아 드릴게요.

반가운 얼굴이죠?
주말에 디노님이 휴가를 나오신 김에 집에 놀러를 왔었더랬습니다.
건강해보이셨고 사진에 보이는대로 살이 엄청 빠지셨더군요. 집에 들어오시는데 ‘당신 누구?’라고 잠시 당황을 했을 정도네요.
예전보다 인상도 좀 샤프(?)해지고 배도 다 들어가서(…) 보기도 좋던데 제대하시는 날까지 그 체형을 유지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더군요. ^^;
짧디 짧은 4.5초 휴가에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들어가셨는지 모르겠어요. 다음 휴가는 11월쯤이라던데 그때쯤에 또 뵙기를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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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responses

  1. 우와. 군인티 너무 나네요… orz
    그나저나 진짜 살 다시 찌면 어쩌나 고민 중입니다 -_-;

    1. 괜찮아요, 제 경험에 의하면 찝니다.(튄다)

    2. 리츠코

      괜찮아요. 군인티가 나는 게 아니라 진짜 군인이시잖셈…( ”)

  2. 옷이나 신발을 인터넷으로 사기는 좀 그렇던데, 요즘은 물건이 잘 나오는 모양이네요.

    아래 사진 속의 디노님은 군바리 티가 탁탁 나는군요. 유격의 효과인가…

    1. 리츠코

      직접 입어보거나 신어보고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좀 신경이 많이 쓰이긴 하는데 몇번 사다보니 요령은 좀 생기더군요. : )

      디노님은 군인 티가 풀풀 나셨지요. 특히 야구모자…( ”)

  3. Tom

    음… 각종 전동공구라면 내가 갖고 있다네.
    아울러 부수기재들도. 담에 쓸 일 있으면 얘기하시게나.

    아래는 누군가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

    뭐, 제대하면 말짱 도로묵이지.
    예전에 카피군도 방위 시절에는 권상우 뺨치는 몸매(?)였다는…

    1. 리츠코

      헉, 그걸 빌려서까지.. ^^; 그냥 없으면 없는대로 이렇게 기다리다보면 기회가 오더라구요.

      으음..; 권상우 몸매가 그렇게 된다니 좀 슬프네요. -_-; 이왕 몸매 만든 김에 관리도 좀 하면 좋을텐데..;

  4. 미사

    헉, 아니, 맨 아래 저분은 누구?;;;
    우리 집에 있는 시계는 아무래도 영영 못 달지 않을지;;; 드릴 가진 사람이 집에 출동할 일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할 수밖에 없나벼 ^^;;

    1. 리츠코

      혹시 아파트 관리실 같은 곳에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근데 제품에 원래 들어있는 못도 시멘트벽용은 아니라고 하니 달려면 이래저래 좀 손이 가긴 하네요. ^^; 에어콘이라든지 뭐 설치하러 올만한 일을 만드는 것이 역시 제일 간단한 방법일 듯..;

  5. 저러다가 병장되면 원상복귀 한다에 100원.

    1. 리츠코

      너무 소심하게 거는군. 1000원은 걸어야지. -_-+

  6. 저 때 차렷자세로 경례를 시켜서 찍어드렸어야 했던건데 그걸 못했던게 두고두고 지금까지 후회되더군요. 🙂

    근데 진짜 마치 훈제를 거쳐 지방이 쫙 빠지고 쫄깃한 육질만 남은 훈제고기 같이 살이 빠지셔서 처음에 뵜을 땐 저도 놀랬었습니다. (…)
    근데 진짜 중요한 것은 제대할 때 가지가 아니라 제대 하시고 나셔서도 쭉 저 상태를 유지하시는 것이 아닐까 싶군요. ^^;

    1. 리츠코

      과연 경례를 해주셨을까요. -_-;

      대부분 군대 들어가면 빠져야 할 사람은 빠지고 쪄야 할 사람은 찐다더니 정말인가봐요..; 부디 제대하실 때까지 저 체형을 유지할 수 있으시면 좋을텐데요. : )

  7. 헉.. 밑에 분 때문에 오랜만에 리플 하나 답니다… ;;
    정말 모습 많이 변하셨네요..
    이번에 못 보고 들어가서 서운했는데.. 다음에 볼땐 얼만큼 변해있을지.. ;;

    습도고 온도고 높아서 한낮은 견디기 힘들던데 세분 건강 조심하세요.
    (개도 안걸리는 여름감기 걸려 고생중.. ㅠ_ㅠ)

    1. 리츠코

      이번에 이래저래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하시느라 바빠 보이시더군요.. ^^; 다음번에는 좀더 살이 쪄 있을지도요? -_-;

      비오고 좀 서늘해서 요며칠은 살만한데 이제 더위 시작이라네요. 요즘 에어콘 때문에 감기 환자가 꽤 많대요. 빨리 나으시길. : )

  8. 으음..역시 애 키우는 어머니의 입장은 16세 소년으로썬 잘 모르겠군요….랄까. 저런 고충이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가장 아래의 저분은 대체 뉘신지…

    1. 리츠코

      음, 아무래도 직접 아이를 키우게 되면 예전에 생각도 못했던 점들이 마구 튀어나오더군요. : )

      아래 저 분은 로리파티넷 길드 전 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