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RGB와 CMYK라고 하면 처음에 듣고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듯. 뉴타입에 들어와서 애니메이션 제작사들로부터 그림을 받기 시작하면서 팀장님에게 귀가 닳도록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바로 저 CMYK다. 전문적으로 배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세하게 설명하진 못하겠지만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통신에서 다운을 받거나 컴퓨터를 통해 보는 그림은 대부분 RGB 형식을 가지고 있다.(주1) 포토샵으로 그림을 열면 옆이 화살표 부분과 같이 그림 정보가 뜨니 한번 확인해 보시길.

RGB란 한장의 그림을 빨강, 녹색, 파랑으로 나눈 것으로 이 3가지 색이 합쳐져서 한장의 그림을 만든다. 반면에 CMYK는 사이안, 마젠타, 노랑, 검정으로 그림의 색을 나누는데, 잡지는 이 CMYK 형식으로 만들어진다. 즉 인쇄를 할 때 4장의 색 필름을 합쳐서 포개서 한장으로 만들어 인쇄를 하는 것이다.이것을 4도 인쇄라고 한다.(주2)

두가지가 무슨 차이가 있으랴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차이가 크다. 아래의 그림에서는 살색의 미묘한 변화 정도 밖에 못 느끼겠지만, 만약 푸른 하늘이 들어간 그림이라도 되면 RGB에서 CMYK로 변환하는 순간 하늘에 먹구름이 꽉 낀 것처럼 색이 변해 버린다.(주3) 그렇다면 변환하지 않고는 안되는가? 절대 안된다. RGB로 그려진 그림을 그대로 CMYK 판에 찍으면 흑백으로 인쇄가 된다. 보기를 들자면 지난 뉴타입 9월호에 환상 기담 코너. 위쪽의 로고가 흑백으로 인쇄되었는데, 필름 출력 중에 사고로 그 로고가 RGB 파일이 들어가는 바람에 흑백으로 필름 출력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편집부에서 그림을 청탁할 때 컴퓨터로 작업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신신당부 하는 사항 중에 하나가 반드시 CMYK로 작업을 해주세요~ 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RGB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인쇄되어 나온 자신의 그림을 보고 색이 죽었다…라고 아쉬워하기 마련이고, 편집부에서는 편집부대로 좋은 그림을 그대로 실지 못해 미안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동판 인쇄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주4) CMYK로 작업을 해도 실제 색을 모두 살리기 어려운 판에 RGB로는 색을 살릴 수가 없다.
간혹가다 ‘편집부에서 색에 손을 대셨나요’라고 묻는 분도 계신데, 편집부에서는 그림에 까지 손을 댈만큼 마감 때 여유가 많지 않다(T.T).
혹은 CMYK로 작업해서 보냈는데 편집부 쪽에서 RGB로 출력하신 게 아니냐는 질문도 들어오는데, 책에 그림이 흑백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절대 그럴 리도 없다.(아아, 이야기가 너무 두서가 없다 T.T) 혹 잡지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를 희망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작업할 때 CMYK 판을 열고 작업하는 습관을 길러두는 것도 필요할 듯 하다. ^^

주1)인터넷에 올리는 그림은 CMYK 형식으로는 올라가지 않더라는. –; 이 CMYK 형식이라는 게 잡지 외에는 별 쓸모가 없다고 한다.
주2)여기에 별색이라고 해서 기타의 추가 필름이 더 들어가기도 한다. 대부분 뉴타입 표지는 별색이 들어간다. 그럼 6도, 7도… 식으로 필름의 장수가 늘어나는데, 들은 바로는 화장품 카탈로그의 경우 24도까지도 찍는다고 한다. 립스틱과 같은 것들은 색이 까다로워서 그렇다던데… 그렇다면 필름 24장을 겹쳐놓고 인쇄를 하는걸까? –;
주3)직접 눈으로 보고 싶으신 분은 포토샵을 열고 이미지 항목에 모드 안으로 들어가면 CMYK색상이라는 항목이 있으니 시도해 보시길 ^^ 하늘색이 많은 그림일수록 차이가 완연히 드러난다. 채널 어니언의 작가 신훈씨는 RGB로 작업해서 보냈다가 CMYK로 변환된 색이 더 마음에 들어 그 뒤로는 작업을 계속 RGB해서 보냈다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
주4)가끔 일본판 뉴타입은 전 페이지를 6도 인쇄를 한다더라…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아는 바로는 일본은 동판 인쇄라는 것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쇄는 한번 인쇄한 판을 계속 재활용하는 반면, 이 동판 인쇄는 한번 파면 끝이라는데… –; 판매부수가 10만부를 넘어야 하는 인쇄라고 한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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