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정은 디즈니 시.
10년 전에 왔을 때 이미 이곳은 어트랙션보다는 걸어다니면서 보는 것에 의의가 있다는 걸 깨달은지라 오픈시간 상관없이 아침 먹고 천천히 나섰는데 마침 해도 좋고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둘러보기 전에 제일 먼저 할 일은 놀러온 기분을 내기 위한 아이템 구비하기.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인어공주 Zone.
지난번에 왔을 때 세 식구 모두 제일 기억에 남았던 건지 발길이 여기로 향했다. 대단히 인기있는 어트랙션이 있는 건 아니고 소소한 놀이기구와 야외에 애들용 롤러코스터 정도?
나는 애니메이션에서 에리얼이 지상의 물건들로 꾸며놓았던 곳을 꽤 비슷하게 재현해둔 게 좋았더랬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인형극 같은 공연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비수기라 그런지 아예 없앤건지 공연은 없어졌더라.
내용이 ‘바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라고 노래하는 에리얼한테 세바스찬과 플라운더가 ‘바다 세상에 얼마나 좋은데~’ 하고 설득하니 에리얼이 ‘그렇지? 그냥 여기에 살지 뭐’ 하는 엔딩이라 옆사람과 내가 보다가 잉? 🤨 했었더랬는데.(린양은 일어 모를 때라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고 봤고)
지난번에 왔을 때 탔던 롤러코스터까지 타고 나서 어디로 갈까 앱을 둘러보다 인디애나 존스 어트랙션이 대기가 제법 되길래 재미있나보다, 하고 줄을 서 보았다.
이름하여 <인디애나 존스 어드벤쳐: 크리스탈 해골의 미궁>
어트랙션 줄이 길어도 가는 길에 이런저런 장식을 잘 해놔서 구경하면서 이동하는 재미도 쏠쏠한 편.
어트랙션 자체도 재미있었다.
문제는.
어느 정도 과격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너무 번쩍거리고 음향이 커서 나와 린양이 너갱이가 그야말로 공중분해되는 기분으로 내렸다. 😨
일단 이쯤에서 숙소로 돌아갔다가 해 지고 나면 천천히 나와서 몇 가지 더 타고 불꽃놀이를 보기로.우리 식구 중에 여기에서 하루종일 있을 만한 체력은 아무도 없다.
숙소로 오는 길에 들른 쇼핑몰에 간밤에 대화방에서 이야기가 나왔던 딸기 디저트 카페가 보이길래 테이크아웃 했다.
딸기 우유는 린양이 워낙 좋아해서 한병 다 비웠고 딸기 쇼트 케이크도 폭신폭신,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모양에 딱 원하는 맛이었다. 그나저나 저 로고의 토끼는 볼수록 기괴해…
숙소에서 한숨 자고 저녁 간단히 떼우고 해가 지니 바람도 많이 불고 썰렁하길래 패딩으로 바꿔 입고 길을 나섰다.
그리고 디즈니 시에 재입장하자마자 들리는 안내 방송.
강풍으로 인해 불꽃놀이 취소.🫠
어쨌거나 밤의 디즈니 시는 낮과 다른 느낌으로 예뻐서 걷다가 재미있어 보이는 게 있으면 타자, 하며 한 바퀴 돌았는데 린양이 픽한 물 위에서 작은 보트가 빙글빙글 돌며 움직이는 <아쿠아토피아>가 마음에 들어서 두 번이나 탔고, 낮에는 사람이 붐볐지만 지금은 들어가자마자 바로 탈 수 있었던 <니모와 친구들 시 라이더>는 별 기대 없었는데 제법 흥미진진했다. 옆사람 말로는 극 긴장감은 인디애나 존스보다 높았다고.😑
이번에는 린양이 대부분의 일본어를 알아들으니 더 제대로 놀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짧은 시간 동안 알차게 보내 뿌듯해하며 퇴장.
내일은 디즈니랜드 일정이라 불꽃놀이는 그때도 볼 수 있긴 한데 일기예보에서 내일도 바람은 많이 불 예정이라 하니 큰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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