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Da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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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자나팜 하나 먹고 누웠는데 정말 오랜만에 한번도 깨지 않고 숙면했다. 그리고 습관처럼 SNS를 켜니 온통 와글와글하고 혹시 해서 티비를 트니 여기도 와글와글.(그러고보니 저 기자는 특파원인가…)

오전에 옆사람이 미리 뭐 알아보러 나가면서 딸내미에게 호텔 청소하러 직원분 오시면 수건만 갈고 휴지통만 비워달라고 하라고 일본어 가르쳐주고 나갔는데 직원분 오시고 이래저래 말이 길어졌는데 의외로 다 알아듣고 대답도 잘 하더란. 이 상태면 조만간 이 집에서 내가 일본어 제일 못하겠는데.(…) 우리 앞에서 외국어(영어든 일어든) 안 쓰려고 해서 딸내미 외국어 하는 거 처음 들었네.

작년에 휴장 중이었던 <미녀와 야수> 어트랙션을 위해 1년만에 디즈니랜드.
오긴 했는데 옆사람도 나도 누가 들으면 우리 되게 갑부인 줄 알겠다, 했다. 😑(우동 먹으러 일본 가는 너낌) 아마 향후 4~5년은 디즈니랜드 올 일이 없지 않을까.

이번 시즌은 <주먹왕 랄프>의 바넬로피. 아마 쟤도 ‘공주’였지…

올해 기념품 샵의 트렌드는 아기 그루트와 베이맥스가 유난히 늘었고 머리띠 중에 저렇게 인형이 엎으려있는 게 많았다. 머리에 쓰면 인형이 머리 위에 누워있는 것처럼 보여서 귀여움.

올 때마다 봤던 신데렐라의 드레스 샵은 드디어 쇼윈도우 장식을 바뀌어버렸다.(오래 되긴 했어…) 비슷한 신데렐라 드레스는 근처 드레스 렌탈샵에 세워져 있었는데 린양이 보더니 왠지 강등당한(…) 기분이라고.

낮에 훌쩍 둘러보고 역 근처 수퍼와 드럭스토어 한 바퀴 돈 후 숙소로.
며칠 열심히 돌아다녔더니 린양도 나도 좀 쉬어가는 시간도 필요해서 한숨 자고 다시 디즈니로.

낮도 낮대로 예쁘지만 역시 어디든 반짝반짝하는 밤이 더 예쁘다.

어트랙션 근처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마을처럼 꾸며져 있었고 내부는 다른 어트랙션처럼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장식이나 설정들로 채워져 있다.

이런 찻잔을 타고 들어가는데 찻잔이 춤을 추듯 움직이며 <미녀와 야수> 스토리에 맞춰 음악과 함께 여러 명장면을 돌아보는 구성.

찻잔의 움직임이 보여주는대로 따라가다보면 벨과 야수의 이야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요즘 저런 인형들을 움직이는 기술이 엄청나게 매끄럽구나 놀랍기도 하고.

야수가 사람으로 다시 변하는 장면과 엔딩의 무도회 장면이 이 어트랙션의 백미.
사람으로 변하는 장면은 ‘저게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될까’ 했는데 ‘저게 되네’ 하고 놀랐고 무도회 장면은 내가 마치 벨과 왕자의 무도회 속 구경꾼이 된 기분이 들도록 만드는 찻잔의 이동 경로가 절묘했다.

이제 당분간 안녕~

바닷가 근처라 늦어질수록 바람도 차고 낮에 퍼레이드 잠깐 봤는데 린양이 소리 크기에 좀 힘들어해서 밤 퍼레이드는 패스. 사람들이 슬슬 길바닥에 자리 잡기 시작하는 거 보면서 나왔다.

저녁은 린양이 가고 싶어해서 아웃백으로 정했는데 자리잡고 앉았더니 옆사람이 갑자기 ‘나는 이번에 별로 산 것도 없으니까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겠다’ 며 이것저것 시켰고 다들 배고플 시간이라 정신없이 다 해치웠다.

일정 마지막까지 맛있는 식사로 마무리하니 왠지 작년 여행의 아쉬움을 잘 씻은 기분. 🙂

6 responses

  1. 디멘티토

    전 지인 가족과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 그리고 동생과는 디즈니시만 갔는데 가족끼리 아기자기하게 놀기엔 디즈니랜드가 낫고 성인들끼리 놀러가기엔 디즈니시가 괜찮은 것 같아요. 때마침 동생이랑 갔을 때가 핼러윈 축제 기간이오서 볼거리가 풍성했거든요. 아침 개장 시간 맞춰 가서 어트랙션 앱 다운 받아 요리조리 시간 맞춰 놀거리, 탈거리 다 즐기고 저녁 퍼레이드까지 보고 왔는데 두고두고 추억거리로 소환하곤 합니다. 동생도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두 번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고 ㅎㅎㅎ
    전 놀이동산을 좋아하지도, 즐기는 편도 아니지만 디즈니랜드는 좀 각별한 느낌이 들더군요. 꿈으로 가득한 곳이라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 꿈은 잠깐에 불과하죠. 마치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처럼요. 그래도 오래오래 행복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따님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준 디즈니랜드가 오래도록 꿈의 동산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남은 연휴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덧) 그동안 마음이 어수선해 구경만 하다 오랜만에 느긋하게 댓글 달아 봤습니다.

    1. Ritsko

      디즈니랜드나 디즈니시에 가면 다니는 사람들이 모두 ‘한껏 행복하겠다’라는 결의가 느껴져서 좋아요. 다들 ‘지금은 어린이’인 기분으로 보이잖아요. 저희 가족은 막 열심히 다니는 타입이 못 돼서 이렇게 여러 번 가고도 아직 제대로 다 돌아보지는 못했는데(어찌나 넓은지;;) 그거랑 상관없이 ‘즐거웠던 곳’으로 기억이 남아있어요. 그거면 됐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

      디멘티토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 WG

    ㅎㅎㅎㅎㅎ 작년에도 올해도 다녀오셨으면서
    4~5년 뒤에도 올거라는 얘기로 들리는 마법!!!
    꿀잠 주무셨다니 다행입니다.
    신혼여행 때 첫 도쿄로 여행와서, 디즈니랜드는 아이가 생기거든 가보자! 고 패스했었거든요.
    그런데 태어난 아이가, 디즈니도 해리포터도 별로 안 좋아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상치 못한 변수에, 제가 저길 가는 날이 올까 싶었는데 리츠코님 블로그 글로 다녀온 기분입니다.
    그래도 미녀와 야수 이후로도 몇 편까지는 저도 개봉일 챙겨가며 봤던 것 같은데 말이죠.
    돌아오는 날에는, 대통령집이 비어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1. Ritsko

      저는 이제 올 일 없지 않을까 했는데 옆사람이 다음번에는 어트랙션이 몇 개 더 추가되면 오자, 하더라고요.( ”)
      저희가 일본 살 때 ‘애 생기면 가게 될 텐데’ 하고 디즈니랜드를 안 가봤어요. ㅋㅋㅋ 그러고 결국 애 낳고 한국 들어온 다음에 가봤네요. 딸내미 때문에 디즈니 애니는 다 꿰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음악만 나와도 대사가 자동반사 수준이에요. -_-;; 디즈니 애니는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정도까지가 리즈였지 않나 싶네요.
      저도 딸내미가 해리 포터를 이만큼 좋아하는 줄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여행 도중에 한국 상황이 많이 진행돼서 나머지 기간에는 마음이 진짜 편하더라고요. ( ”)

      1. WG

        JH님 건강하시군요. 평형감각을 4~5년뒤에도 꾸준히 잘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저희집은 USJ에서 두 개 타고 얼굴이 노래져서 모든 것을 흐린눈으로 쳐다본 기억이 ㅎㅎㅎㅎ
        (막판에 백투더퓨처는 MJ만 보러갔나;;;그랬어요)

        1. Ritsko

          헉, 백투더퓨쳐 완전 재미있는데!
          저희집도 딸내미 때문에 엄청 흔들리거나 과격한 건 못 타요. ^^; 디즈니랜드에서도 주로 잔잔~한 어트랙션을 즐깁니다. 그러고보니 유니버셜은 애 낳기 전에 둘이 갔었는데 그때는 고민없이 탔었네요. 스파이더맨이랑 분노의 역류도 재미있었는데 벌써 20년 가까이 됐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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