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피트 (The P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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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미상 드라마 부분에서 <세브란스>와 <더 피트>가 주로 수상을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마침 올라온 곳이 있길래 틀어봤다. 요즘은 린양 입시 때문에 하는 일 없이 머리가 어수선해서 글자보다는 영상이 더 머리에 쉽게 들어오는 듯.

피츠버그 외상 센터를 배경으로, 신임 의사들이 응급실의 현실에 부딪히며 성장하고 비용 절감을 시도하는 경영진과 대립하는 의사 로비(주인공)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미국의 의학 드라마라고 하면 사람 고치고 연애하고─그것도 병원 안에서 연애하다보니 매번 사랑의 작대기가 여기로 갔다 저기로 갔다─시즌이 쌓이면 쌓일수록 등장인물 커플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채우기 마련인데 위의 에피소드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특이하게도 에피소드 한 편이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 1시즌이 15화인데 극중에서도 15시간이 흐른다.
이 방법은 상당히 영리해서, 등장인물들이 연애를 하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고 그래서 환자들의 이야기가 좀더 잘 보인다.

아이가 죽어가는데도 구글 검색만 믿는 백신 반대주의자라든지 시류에 맞는 문제들을 짚고 응급실은 ‘온 순서’가 아니라 ‘증상이 심각한’ 사람이 먼저인 시스템이라는 걸 끊임없이 설명한다.

제작진은 <ER> 작업을 했던 팀으로, 코로나 이후 의료 종사자들이 직면한 현대적 과제와 잘못된 건강 정보의 확산을 다루는, 기존의 의학 드라마 장르를 혁신할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날은 주인공 로비의 멘토가 코로나로 사망한 지 4주기이고 로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응급실에서 일어났던 충격적인 기억들이 자꾸 다시 떠오르는 것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이것만 봐도 미국에 남은 코로나와 우리가 기억하는 코로나의 온도차가 얼마나 큰지 절감했다.

보면서 내내 ‘저 수라장 같은 응급실에서 저렇게 환자 하나하나와 소통을 한다고?’ 라는 생각을 했는데 위키피디아를 좀 찾아보니 역시나 실제 의사들은 “실제 교대 근무 중에 관리자가 내려와 실시간으로 환자와 소통한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 환자 치료에 엄청난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 드라마는 드라마인 걸로.

어쨌거나 엄청난 악역(은 아니지만 악역으로 느껴질만큼 피곤한 캐릭터는 있다. 하지 말라는 거 계속 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이 등장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일에 대해 고민하고 서로 격려하며 팀워크를 맞춰나가는 내용이라 좋았다. 요즘은 서로가 서로를 감싸주고 격려하는 이야기가 너무 소중하다.

덧붙이자면 의학 드라마인데 한국계가 안 보이는 건 좀 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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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NY에 나왔던 대니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어! 😱

One response

  1. 나무

    그럼에도 우린 대충 먹고 살잖아요. 드라마처럼 극적이지 않아도 우리도 뿜뿜하던 시절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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