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어제 학교 끝나고 집에 온 린양에게 간식 먹을 거냐고 물었더니 친구랑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와서 그냥 그걸로 떼우겠다길래 날도 선선해졌는데 차라리 떡볶이 같이 따뜻한 걸 먹지, 했더니 학교 앞 분식집에 새 메뉴로 붕어빵이 생겨서 원래는 그걸 먹으려고 했는데 사려는 애들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고.

붕어빵 오랜만에 들어봐서 얼마나 하디? 했더니 하나에 4백원, 3개에 천원이란다.
나름 절묘한(?) 가격 책정이라 웃으며 나중에 친구랑 사먹을 거면 이왕이면 3개 사서 둘이 나눠먹으라고 하고 지나갔는데 오늘 낮에 문자가 날아왔다.

문자를 미처 못봐서 답을 못했더니 굳이 전화까지 와서 다시 묻길래 사람도 많다면서 뭘 기다려서 사오냐고 했더니 지금은 한가하다며 안 물러선다. 마지못해 ‘엄마는 팥’이라고 했더니 팥 두 개, 크림 하나를 사왔더란.

런칭 초기(…)라 그런지 속이 제법 든 데다가 오랜만이라 그런가, 나 하나, 린양 두 개 맛있게 먹고 학원에 보냈는데 어지간히 맛있었던지 저녁 늦은 시간에 문득 ‘아까 붕어빵 진짜 맛있었지’ 한다.
‘그래, 속도 많이 들었고 맛있더라’ 하고 대꾸했더니 ‘따뜻하게 먹을라고 얼마나 부지런히 걸어 왔는데~’ 하는데, 오늘 가뜩이나 방과후 기타 수업 때문에 책가방은 앞으로, 등에는 키만한 기타 메고 손에 붕어빵까지 들고(그것도 일주일 용돈의 1/3을 투자해서!) 종종걸음쳤을 걸 생각하니 코피 터질 만큼 귀엽잖아.

덕분에 맛있게 먹었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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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어우 귀여워요~

  2. 린양 왤케 귀여워요 ! 아 진짜 n년전 사진으로 본 린양인데 이제 정말 다 컸네요 시간 빨라 ㅠㅠㅠㅠ

    1. Ritz

      원래 남의 애 크는 건 빠르다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