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모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개인적인 일로 갑자기 개굴님이 귀국했다길래 겸사겸사 모이기로 했다.

약속을 정하는 건 별 일이 아닌데 매번 어디로 갈지 정하는 게 가장 고민. 다들 나이가 먹으니(…) 예전처럼 대단히 많이 먹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가격이 좀 있더라도 제대로 맛있는 걸 먹고 싶어진다. -_-;(사실 모여서 나눠 내면 어지간해서는 그렇게 많이 나오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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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각자 가본 적은 있으나 모임을 한 적은 없고, 개굴님은 당연히 가본 적 없는 디 안다만을 지현님이 제안하셔서 이번에는 그쪽으로 낙찰.
여기는 나름 ‘맛있는 녀석들’에도 나온, 맛은 괜찮은 집인데 그렇다고 그 뒤로 막 손님이 몰렸던 것 같지 않고 갈 때마다 웨이팅 걱정해본 적 없음에도 그 자리에서 꽤 오래 버티고 있다.; (다들 ‘주인이 건물주’ 설을 이야기함…)

사람이 많을 때 이런 곳을 가면 실패할 걱정 없이(실패해도 여럿이 나눠 먹으면 되니까)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켜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오늘은 그 기회를 충분히 잘 살린 자리였다.

이 집은 맛있는 녀석들에 이 똠얌꿍 메뉴로 나왔었는데, 처음 먹어봤을 때는 김치가 안 들어갔는데 김치찌개 느낌이 나는 신기한 요리라고 생각했었다. 먹다보면 자꾸 수저가 가는 중독성 있는 맛. 현지 똠얌꿍을 먹어본 사람들 감상으로는 우리나라에 많이 맞춰진 편이라고 함.
카옵 사파롯. 닭가슴살과 새우가 들어간 파인애플 볶음밥.
카오팟 카프라오. 바질향의 볶음밥인데 향신료 때문에 좀 매콤한 느낌.
뿌님 팟뽕 커리. 소프트 크랩, 계란, 야채가 들어간 옐로 커리. 개인적으로는 이 집에서 가장 호불호가 적을 메뉴일 것 같다.
코무톳. 허브 돼지고기 튀김이라는데 보이는대로 태국식 돈까스(…) 보통 돈까스 만들 때 쓰는 부위보다는 지방이 좀 많은 편.
쏨땀. 예전에 ‘현지에서 먹힐까’ 1시즌 때 홍석천이 태국에 가서 태국 요리를 팔았었는데 그때 이 쏨땀이 계속 나와서 궁금했었다. 오늘 드디어 먹어보니 태국식 무생채? -_-; 그린 파파야가 무채랑 식감이 좀 비슷하면서도 무우보다는 약간 쫀득한데(인터넷에서 레시피 검색하다보니 그린 파파야 대체품으로 우엉, 수박 흰껍질 부분 등등을 쓴 기록들이 있는데 그것들이랑은 미묘하게 다른 맛…) 피쉬소스가 들어간 드레싱이 영락없이 우리나라 입맛이라 나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 또 가도 이건 꼭 하나 시켜놓고 다른 요리들과 곁들여 먹을 것 같음.
가이 팟 멧마무앙. 캐슈넛 치킨 볶음인데 중식이랑 좀 닮은 요리였다.

(메뉴 이름들 정말 너무 어렵다…)
평일에는 런치 메뉴가 있는데 그쪽도 가성비가 좋아서 한번쯤 먹어볼만 했고, 그 뒤로는 사실 제대로 된 요리 메뉴에 더 눈이 가게 된다.

왠지 별미인 요리를 먹고 싶은 날 추천할만한 곳.

지현님은 지난번 여행에서 두리안 쿠키를 사오셨고…
몇년 전에 다른 루트로 먹었던 두리안 사탕보다는 인간이 먹을만했으나 그럼에도 한 입 물면 마지막에 입 안에 남는 그 묘한 석유 냄새(…) 때문에 굳이 이것을 쿠키로까지 만들어 먹을 일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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