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 좋아보여서 궁금했는데 마침 넷플릭스 신작에 올라왔길래.
아무 정보 없이 틀었더니 프랑스 영화라 ‘어이쿠, 이거 보다가 자는 거 아닌가’ 했는데 2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고 봤다.
“후회하지 말고 기억해”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는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아델 에넬)의 결혼 초상화 의뢰를 받는다. 엘로이즈 모르게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마리안느는 비밀스럽게 그녀를 관찰하며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의 기류에 휩싸이게 되는데…
이 영화에 대해서 한 줄로 표현하자면,
음악, 영상, 이야기 진행까지 무엇 하나 과한 것 없이 우아한 작품.
극적인 갈등도 없고 감정의 고저가 크지도 않은데 신기하게 러닝타임 2시간이 지루한 줄도 모르게 물 흐르듯 흘러간다. 화면에는 배경음악보다는 일상의 소리들이 가득한데 그래서 등장인물들의 시선과 대사에 더 집중하게 되고 마리안느가 캔버스를 그으며 사각거리는 연필소리조차 음악이 된다.
어느 영화에서 이토록 끊임없이 부딪히는 시선과 시선이 하나 버릴 것 없이 애틋할 수 있을지.
마지막에 두 사람이 헤어지는 순간의 엘로이즈의 외침에 마리안느처럼 마음이 무너졌다가 마리안느가 재회한 엘로이즈 그림 속 책 페이지와 엘로이즈의 공연 감상 장면을 그저 먹먹하게 바라봤는데 아델 에넬의 마지막 연기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조용한 시간에 혼자 집중해서 보기 너무 적당한, 잔잔한 여운이 길게 남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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