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스


이런 류의 영화들은 주변에서 누군가가 결정적인 사실을 말해버리면 그것만큼 김 빠지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간 신문이고 TV건 디 아더스의 ㄷ자만 나와도 안보고 안들으며 이번 마감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봤습니다.T.T
하지만 이 영화의 중요한 사실을 말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감상은 쓰기가 어렵더군요. –; 그래서 일단 내용에는 별 상관없는 몇몇가지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우선, 주연이었던 니콜 키드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극중에서의 역할인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햇빛을 보면 안되는 예민한 두 아이를 보호하며 넓디 넓은 대 저택에서 사는 다소 히스테릭한 면이 있는(그것을 표현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편두통이지요) 캐릭터를 정말 멋지게 소화해 냈더군요. 보고 있자면 그녀가 처한 그 외롭고도 짜증나는 상황, 온 집안을 어둡게 하고 살아야 하는 우울함이 잘 느껴집니다. 또 아무데도 의지할 데 없이 궁지에 몰려가는 것 역시. 그래서 극 초반에 그녀가 집안일 하는 하녀에게 말하는 ‘이 집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램프불 뿐이에요‘ 라는 말이 보는 사람에게 와 닿지요.
그 외에도 그녀의 두 아이들 역시 ‘니네가 더 무서워(–;)‘라고 생각될 만큼 창백하고 음침한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이외의 것들을 언급하면 아무래도 위험할 듯 하니… ^^ 일단 이야기를 접고, 다 본 전체적인 감상은, 참으로 고독함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다 보고 나면 뭐라 더할 나위 없이 씁쓸합니다. 어찌 보면 해피 엔딩이겠지만 어찌 보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끝나거든요. 최근에 화면의 화려함으로 영화 전반을 메꾸려 했던 블록버스터들을 보다가 간만에 잘 짜여진 설정과 구조로 승부한 영화를 보니 흡족했습니다. 과거 식스 센스 같은 영화를 봤을 때와 비슷한 만족감이겠지요.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한번쯤 극장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영국 특유의 안개 낀 저택의 분위기라든지 니콜 키드만의 캐릭터가 풍기는 고독함이 꽤 괜찮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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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츠코

    난 식스센스 때도 그렇고 디 아더스 때도 그렇고 귀 막고 눈 막으며 가서 봤는데 두번 다 반전을 내가 맞춰 버렸음. –;;;; [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