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런 애들한테는 돈 쥐어 주면 안돼.
블레이드 2에 대한 감상을 한줄로 줄이자면 딱 이 한마디일 듯 하군요. 실은 출장 전에 본 영화인데 바로 출발 준비하느라 정신 없었고, 다녀와서도 좀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이걸 올릴까 말까 하다가 일단 본 영화이니 스슥 몇자 적어봅니다.
전작 블레이드 1편의 경우는 의외로 재미있게 봤었기 때문에 2편에 대한 기대로 컸지요. 그래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꼭 봐주마…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보고나니 역시 1편만한 2편 없다는 법칙을 정말로 충실히 따라 줬더군요.

전편에서 보여줬던 나름대로 진지한 테마들은 어디론가 모두 사라지고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웨슬리 스나입스의 후까시로 점철되어 있습니다.-_- 게다가 어딘지 모르게 일본의 액션 게임들을 생각나게 하는 연출이라든지 일본식 소품들은 약간 거부감이 들더군요. 화면이나 액션은 전편보다 훨씬 화려해졌는지 모르겠지만 잔혹성은 300% 강화되고 내용의 빈약함은 500% 심해졌더군요. 그 뱀파이어의 변종이라는 리퍼의 기본 구조가 턱이 쪼개지며 거기서 촉수가 드글드글 뻗어 나오는 구조인데, 그것만으로도 흉칙한데 어찌나 리얼하게 묘사를 해대는지 영화 보는 도중에 나가는 사람도 꽤 있었을 정도였지요. 이제 볼만한 건 주인공의 가죽 코트와 선글라스 정도일지도…
게다가 마지막 장면의 경우는 정말 엔딩을 위한 엔딩의 조악함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는. -_- 그리고 이제 어느덧 늙어버린 웨슬리 스나입스의 2%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움직임을 보며 ‘뱀파이어는 안늙는다며어어어‘를 외쳐줬지요.

큰 화면에서 보기에는 그다지 돈은 안 아까웠을지 모르겠지만 보는 것만으로 체력 소모가 심한 영화였습니다. 3편이 나온다고 하면 정말 뜯어 말리고 싶습니다만, 어디선가 들은 풍월에는 또 찍는다더군요.
웨슬리 스나입스 아저씨, 그때까지 몸이 버텨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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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responses

  1. 파자마

    저는 전혀 카타르시스 없던데요…뭐 사실 다 눈 감아서 본 것도 별로 없지만 귀를 막을 수는 없었기에 “퍼버벅~웨엥(전기톱)~철벅철벅~” 따위의 소리는 다 들렸다는…;; [04/19]

  2. 키티치약 중년

    내장으로 줄넘….;;; -_-; [04/19]

  3. 리츠코

    카타르시스.. -ㅁ- 정말 파자마 말대로 딱 내장으로 줄넘기를 하는 수준인 듯. -_- [04/18]

  4. 굿피쉬

    작품성을 떠나서 흥미도는 컸던 거 같아요…묘한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_^ [04/18]

  5. 파자마

    봤음….-_-;; 뭐 눈은 가렸지만…거의 배째서 내장 꺼내서 줄넘기하는 수준인듯…;; [04/18]

  6. 리츠코

    복수는 나의 것은 더한가보지? T.T(절대 보지 말아야지…) [04/17]

  7. rot

    나는 꽤 깨끗하단 느낌이 들었었는데…-_- 그 ‘복수는 나의 것‘같은 걸 보고 났더니, 후사삭 재가 되는 뱀파이어들이 어찌나 고맙던지…ㅠ_ㅠ [04/17]

  8. 파자마

    나는 원도 재미 없었어…-_-;; 입술이 “썰어 네 접시”인 뱀파이어…이상하잖아?? [04/17]

  9. 장미의신부

    역시 진정한 흡혈귀는 칼질을 하는게 아니라 우아하게 장미를 뜯어먹고 살아야…-_-; [04/17]

  10. 리츠코

    그림 붙이고 보니 저 아저씨 입술 왕 부담스럽군요. –;;; [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