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ula Rasa

1편보다 나은 2편이 없다고들 합니다만, 가끔다가보면 그 법칙을 깨는 돌연변이들도 있기 마련이지요. 터미네이터가 그랬고(아직까지 1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해서 다 보질 못했음) 이번 X2도 그렇더군요. 1편 같은 경우는 워낙 원작을 좋아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봤습니다만, 뭔가 좀 허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애초에 잡혀간 공주님을 구출하러 가는 기사들 구조를 별로 안좋아하는 고로), 2편은 마지막에 ***가 *** 한다는 의외의 사실까지 네타바레 당하지않고 안전하게 관람한 관계로,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미 1편에서 대강의 인물들이 잡혀있어서 그런지 2편은 이야기가 좀 더 잘 풀려나갔던 것 같습니다. 박진감도 있고, 새로 등장한 뮤턴트들의 능력도 정말 절묘하게 잘 묘사했더군요. 초반부에서 텔레포터가 펑펑 사라지고 나타나면서 대통령에게까지 접근하는 장면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는데, 뒤쪽에 다시 공중에서 로그를 낚아채서 원상복귀하는 것을 보면서 감탄을 했습니다.. ^^ 코믹한 요소도 많이 추가되어서 러닝 타임 내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군요.

저는 사이클롭스를 별로 안좋아해서 그런지(애니메이션 때부터 별로 안좋아했음. -_-;) 이번 영화 내내 삽질하는 그 메카라 빔 총각이 매우 짜증이 나더란.
오히려 사비에 박사와 매그니토, 양대 산맥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단지 이번 이야기에서도 사비에 박사는 맥없이 당하고 있는 게 좀 답답하더군요. ^^;;(게다가 그 세레브로 룸은 매편마다 그렇게 픽픽 뚫리니…-_- 대체 보안은 어떻게 돌아가는 겐가…;)

1편을 볼 때는 사비에 박사나 매그니토 이외에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았던 배우들이 지금에 와서는 워낙 스타가 되어있다 보니, 2편에서 주연급들도 이전보다 많이 세련되었더군요. 무엇보다 헐 베리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이지 않나 싶습니다만. 1편을 볼 때는 ‘아, 되게 예쁜 배우다‘ 했는데 이번 2편에서는 ‘진~짜 예쁘다‘ 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내년에 나오는 3편도 기대 중입니다.

ps.보면서 내내, 시간도 한참 지났는데 굳이 예전 기억을 찾으려고 애쓰는 울버린이 이해가 안가서 ‘왜 저렇게 굳이 기억을 찾으려고 하지? 찾는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지나서 바뀔 것도 없겠구만‘이라고 했더니, 영화를 같이 본 사람이 ‘술 마시고 필름이 끊기고 난 다음 날에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찜찜해서 필사적으로 다 기억해내고 싶어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하더군요. 뭐… 그렇게 설명을 들으니 그럴 것 같기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