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언제부터 곰탕을 한번 끓여먹을까 하다가 여름이 코앞이네요. 이제 더워서 끓여 먹을래도 끓일 엄두도 안 납니다. -_-

오늘은 사기누마의 친구가 아카사카쪽에 설렁탕이 괜찮은 한국 식당이 있다고 해서 부부동반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찾아가보니 사무실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에 위치해서 평일에는 오히려 사람이 붐빌 것 같더군요. 토요일 점심때라 그런지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는데 그래도 우리가 먹고 있는 사이에 손님은 꾸준히 드는 집이었습니다. 가게는 테이블이 한 5-6개 정도 되는 아담한 크기인데 주인도 한국 사람, 점원도 대부분 한국 사람, 오늘은 들어오는 손님들도 대개 한국 사람이었네요.

모처럼 가짓수 많은 반찬들이 쭉 나오는 것도 반가웠지만 김치 깍두기가 계속 리필되는 것도 한국 식당다웠습니다.
설렁탕에 수육 하나를 시켰는데 수육이 고기가 쫀득한 게 상당히 맛있더군요. 한국에서 먹는 왠만한 설렁탕집 수육보다 나았던 것 같습니다. 설렁탕 맛도 일본에서 먹는 맛이라고는 생각이 안 들만큼 딱 한국식. 간만에 설렁탕 국물에 밥 말아서 깍두기 풀어가면서 국물이 벌개지도록 먹으니 그야말로 극락이더군요.

다만 가격은 아무래도 여기서는 ‘외국 요리’다보니 만만치 않았습니다.
설렁탕은 1,500엔, 수육은 2,400엔. 그래도 맛이 흡족해서 그런지 별로 아깝지는 않았네요.

by

/

18 responses

  1. 민윤

    이거 보고, 저녁때 설렁탕에 수육먹었음.. ㅋㅋ 수육이 좀 비쌌지만(3만원)….

    1. 리츠코

      그래도 한국은 3만원짜리면 꽤 많이 나오잖여~ -.ㅜ

  2. 오늘 이발소 요금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 정도면 싸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먼산)

    1. 리츠코

      옆 사람이 한번씩 머리를 길러볼까… 하는 이야기를 하곤 하죠. ( ”)

  3. 진짜 비싸네요…;;
    그래도 오랫만에 몸 보신 하셨다 생각하시면….. (…)

    1. 리츠코

      비싸죠…( -_-) 그래도 저 날은 날도 너무 좋고 같이 간 사람들과 재미있게 잘 놀고 잘 먹고 들어와서 기분 좋았어요. ^^

  4. lazydog

    언젠가 추성훈선수 어머니 인터뷰 생각이 나네요. 시합전이면 곰탕(설렁탕이던가…)를 끓여서 가지고 가는데 꼭 일본 가스회사에서 전화가 온다고요. 이유인 즉은 12시간 넘게 끓이다 보니 가스가 그렇게 장시간 사용되면 가스회사에서 사고가 아닌지 꼭 점검을 한다더군요. ^^ 어쨌든 대단한 새댁이네요. 저도 곰솥이 없는 고로 곰탕같은 건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하긴 아기도 늘 있었구나…아~)

    1. 리츠코

      저도 계속 해먹어야지 생각만하다가 지나가고 있죠 뭐. ^^;
      하긴 여기서는 12시간씩이나 가스를 쓸만한 일이 없네요. 정말로 점검을 나올지도…-_- 저도 알아둬야겠네요..;

  5. Tom

    정작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설렁탕도 프랜차이즈화 되어서
    여기를 가나 저기를 가나 비슷한 인테리어와 비슷한 맛의 설렁탕을
    파는데가 많아서 조금 아쉬움.

    1. 리츠코

      그래도 신문 보면 가끔 ‘원조’ 소개하는 곳들이 눈에 띄던데요. 프랜차이즈라도 좋으니 가까운 데에 저런 설렁탕집 하나 생겼으면 좋겠어요..;

  6. 역시.. ‘외국’음식이 되면 가격이 뛰는군요… ;;
    저 가격이 요즘 환율 생각하면 그나며 좀 부담이 덜되지 않을까요?.. ^^;;;

    1. 리츠코

      소주도 여기서는 얼음 띄워 마시는 양주니까요. -.ㅜ
      그래도 환률 생각하고 맛이라도 제대로 내준 걸로 만족이었어요. 예전에 집 근처 비빔밥집에서 도전했던 냉면은 돼지 육수에 쫄면 면발이라 대나무숲이 피눈물을 흘렸었지요…

  7. 저..가격 보고 있으니.. 소주팩과 고추장 및 볶음김치를 가방 가득 넣고 유공자 해외여행을 나가시던 회사 분들 생각이 절로 나는군요.

    1. 리츠코

      소주는 여기서 엄연히 양주죠…( ”) 여기서도 엄청 비싸요. 그러고보니 시아버님이 주고가신 소주팩이 그냥 방치되어 있는 게 생각났네요.(집에 소주 마시는 사람이 없어서..;)

  8. 미사

    맞다, 그러고 보니 일본은 소꼬리를 먹지 않아서 꼬리가 싸다고 하던데… 나중에 한번 기회 되면 꼬리곰탕을 제조해보길… ^^ (난 이번에 산 꼬리가 기름이 너무 많아서 좌절;;;)

    1. 리츠코

      여기는 소뼈를 쓰지를 않아서 정육점과 친해지기만 하면 그냥도 준다고 하긴 하더군요. 근데 동네 정육점에 가보니 아예 가져다두지도 않더라구요. 일본 여름 날씨는 불 피우는 게 지옥이라 이제 날이나 선선해지면 생각해보려구요.

  9. 삭은이~

    보통 직장인들이 저값에 점심을 사먹긴 힘들겠죠. 끄덕끄덕~

    그러고보니 중국 출장 갔을때도 완벽한 한국 음식 파는 가게는 가격이 저 정도 였네요.
    (파견/출장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꽤 많이 팔아 줬지만요. ^_^)

    1. 리츠코

      일본 물가 치고도 점심값으로는 약간 비싼 감이 있죠. 인터넷 찾아보니 가격이 한번 크게 뛴 모양이예요.

      그런데 이왕 출장을 갔으면 그 나라 음식을 먹어줘야 할 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