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짐이 도착하면서 하루하루가 정말 롤러코스터 탄 것처럼 지나가버리네요.
일본에 들어갈 때도 그랬지만 정말 해외 이사는 할 게 못됩니다. ㅠ.ㅠ
일단은 일본쪽 업체에서 짐을 싸면서 대체 책장 나사와 선반 나사를 어디에 뒀는지 결국은 짐을 다 풀고도 나오지 않아서 책장을 새로 사게 생겼네요. 어차피 책장은 이케아에서 3만원도 채 안주고 샀던 거라 재조립하면 좀 느슨해진다는 말이 있어 이 김에 바꾼다 치더라도 무인양품에서 사서 잘 쓰던 나무 선반은 좀 아쉽네요. 남은 책짐들 사이에 끼어 있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아무래도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게다가 짐 꾸리는 사람들이 깨지지 않게 부친다고 미친듯이 종이를 감아놔서 그걸 푸느라 시간이 어찌나 걸렸는지 당분간 종이라면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릴 정도라지요. 특히 부엌쪽 짐들이 아주 절정이어서 어느 정도냐 하면 종이를 둘둘 감은 큼지막한 한 뭉치를 풀면 그 안에 간장종지 달랑 하나가 들어있는 식이었습니다.(약올리는 것도 아니고…-_-;) 그런 식이니 종이 쓰레기는 또 얼마나 나왔겠어요.
문제는 이 아파트가 일요일 저녁때만 분리수거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산더미 같은 박스와 종이를 주중에 계속 집에 둔 채로 있어야 하는건가 매우 심란했는데 다행히 아빠 사무실에 아는 분이 고물상을 불러주셔서 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박스들 다 빼고 나니 집이 좀 꼴을 갖추더라구요.
지난주 수요일부터 집에 들어와 살기 시작했는데 뭔가 끊임없이 치울 게 나오고 얼마 없을 줄 알았던 부엌 살림은 어찌나 끝도 없이 나오는지 대체 일본의 그 좁은 부엌 어디에 이 짐이 다 있었을까 신비로울 지경입니다. 일본의 부엌에는 내가 모르는 블랙홀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어찌됐든
바닥에 불 들어와서 공기 훈훈하고
죽어도 밥이 하기 싫을 때는 배달시켜 먹을 음식이 다양하고
창문을 활짝 열면 맞바람이 숭숭 불어서 시원한 데다가
부엌에도 창이 있어 음식 냄새도 바로바로 빠지고
공간이 넉넉한 큼직한 냉장고를 쓸 수도 있으니
삶의 질은 상당히 올라간 기분입니다.
이제 책장이 도착해서 책 짐만 다 정리해서 꽂고 나면 완전히 끝! 일 것 같은데 여기저기 박스가 남아있으니 뭔가 2프로 찜찜하니 그러네요.
Responses
첫번째 이사는 짐 정리하는데 6개월이 걸리고,
두번째 이사는 짐 정리하는데 3년이 걸리고,
세번째 이사는 짐 정리하는 건 다음 이사 때…
라는 말이… ^^;
고생했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가구 배치 다 자리잡는데 2년 가까이 걸려서 간신히 다 갖추고 보니 도로 한국 나올 때가 되었더군요…( ”)
장거리 이사는 정말 할거 못되죠.
비교도 안되겠습니다만, 예전 회사에서 대구로 이사올때 방의 짐을 모조리 싸서 보낸뒤 전방투입후 1개월만에 회사 그만두고 대구로 내려왔더니 그 짐이 그대로 제 방에 들어있더군요.(박스 포장도 풀지 않고)
…다 풀어내는데 1주일이 걸렸습니다.
정말 이사할때보면 이 짐들이 다 방 어디에 처박혀있었나 싶은게 막 튀어나오더군요.-ㅁ-
저희집 부엌살림은 다 풀고 보니 만물상 차려도 되겠더라구요. ^^; 저는 철들고 제대로된 이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자주 할 건 못되더군요. -_-;
험난한 이사셨군요. ^^;;
일단 어느 정도 정리가 되신거 같아 다행입니다. 수고하셨어요. 🙂
그런데 예전에 자취 할 때 뒤에 산이 있는 집에서 신 적이 있었는데…
처음엔 저도 산이 보여 좋구나 했었던 생각이 여름이 되는 순간… (후우~)
어제 책장도 도착해서 이제 종이 박스만 주말에 내다버리면 끝이네요. : )
저 산이 저희 친정집이랑 방향이 같은데 사진에는 안 찍혔어도 앞에 좀 큰 도로가 있어서 모기나 벌레는 별로 안 들어왔던 것 같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