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포인트 벽지 붐이 불어서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정집이나 혹은 일반 가정집에 포인트 벽지가 안 발린 곳이 없더니 제가 이사 들어올 때쯤에는 그것도 한풀 죽어서 그렇게 많이는 안 한다더군요.
원래 뭘 고르는 걸 너무나 귀찮아하는지라 ‘오, 그럼 유행을 따라야지’ 하며 그냥 무난한 단색 벽지들로 도배를 했더랬습니다.(아예 안 하기는 좀 서운해서 안방과 혜린이 방 벽에 무난한 포인트 벽지를 한면씩 바르긴 했네요)
역시 무난한 것들이 안 질리고 좋긴 한데 저 화장실 옆쪽의 벽만큼은 좀 휑하더라구요.
현관에서 들어오면 제일 먼저 보이는 곳인데 이제와서 결혼사진을 걸기도 좀 그렇고 이번에 스튜디오에서 찍은 가족 사진은 크기 때문에 저 벽에 그거 하나만 달랑 걸면 좀 웃길 것 같아 어쩔까 하다가 그래픽 스티커를 좀 찾아봤지요.
이것도 또 찾다보니 참으로 광활한 세계(…)라 고르는 것이 너무 귀찮아져 결국에는 가장 무난하고 많이 팔리는 걸로 구입했네요.
그래픽 스티커라는 건 처음 붙여보는데 붙이다보니 꼭 옛날 풍선껌 안에 들어있던 판박이 스티커 생각이 나더군요.( ”)
아무튼 별 기대 안했는데 막상 붙이고 나니 썩 마음에 드네요.
며칠전에 모님이 ‘선레드라는 애니가 있는데 릿짱님이 보셔야 할 것 같은 애니였어요’ 라시더군요. 제가 봐야 할 애니란 대체 무엇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이 작품 배경이 무려 미조노구치!
모처럼 애니를 보면서 ‘오오~ 저기는 거기잖아~’ 라며 대나무숲과 반가워했습니다.
미조노구치라는 동네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좀 독특한 분위기긴 했지요.
언젠가 마루이 백화점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느 여고생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와, 사람 정말 많네. 미조노구치 주제에.’ 라고 하는 걸 들은 적 있었는데 그 한 마디로 일본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동네에 대한 인상을 조금은 알 수 있겠더군요.
전철선이 두 개나 교차해서 생각보다 역 근처는 상당히 번화한데 조금만 걸어 나가면 밭이 펼쳐지기도 하는 식이었지요. 역에서 좀 걸어 나가면 한때 조총련이 모여살던 동네도 있다는데 대나무숲이 거기까지 나갔더니 플랭카드에 ‘김일성 장군님 어쩌고 저쩌고’ 라고 적혀있기도 했다네요.
애니를 보다보니 그 동네에 저런 생활형 전사들이 살고 있다고 해도 믿을 것 같아요.( ”)
찬바람이 스산하니 불고 해서 스킨을 바꿔봤습니다.(라고 해도 한달에 한번씩은 바꾸고 있는 것 같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는 분명 샘플 템플릿을 보고 손을 댄 것이었는데 이래저래 고치고 나니 원형은 아예 안 남고 오리지널이 되어버렸네요.
이런 1단형 스킨을 만들면 메뉴 처리가 항상 골치인데 아래로 다 내려보냈더니 최신 댓글 확인과 링크란을 이용하기가 귀찮아져서 이 두가지만 어찌어찌 스크립트 처리로 위쪽에 올려놔봤습니다만, 이거 생각보다는 편하네요. 앞으로 자주 애용하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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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onses
그 포인트 벽지라는 것은 말이지…
아이들이 벽에 예술작품을 완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석하게도 그 작품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때 사용하는 물건이라네.
혹은, 아이들의 창조적인 가내 기물 파손 행위 시에 아이들을 용서하기 위해서 쓰이기도 하지.
ps1> 난는 조금 전에 도배용품(도배풀이랑 붓이랑 헤라랑….)을 주문했다네.
ps2> 이 리플 입력창 배경에 깔려 있는 케익들은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긴 리플 작성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인겐가?
음, 슬슬 혜린이도 색연필을 손에 쥐는 시간이 늘어나서 안그래도 좀 불안하던 참이네요. 전지를 잔뜩 사다가 키가 닿을 만한 곳에 다 발라버리는 것도 좀 우습고…-_-;
입력창의 케이크들은 예뻐서 넣었는데 의외로 글자가 잘 안보였군요. 없앴음.(…)
호오 미조노구치의 분위기가 왠지 제 취향일 것 같네요. 🙂
근데 제가 어려서 그런지 ‘옛날 풍선껌 안에 들어있던 판박이 스티커’가 뭔지 모르겠어요. 그게 뭔가요? (초롱초롱)
찰싹!(종이부채로 때린다)
이런님은 좀 맞아도 됨.
룬님, 굿잡. -_-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