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여러 번 큰 상을 받으면서 한강 작가의 웨이브는 몇 번이나 지나갔지만 얼핏 작품에 대한 소개나 감상글을 보면 내가 이 작가 작품의 감정을 받아내기에 요즘 그리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 엄두가 안 났는데 그럼에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을 원서로 읽을 수 있는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기는 아까워(…) 타임라인에 추천을 부탁하니 와이낫님이 비교적 괜찮을 것이라며 이 책을 골라주셨다.
노벨상 발표 이후 한두 시간 지난 즈음이었는데 이미 유명작들은 다 털렸고(?) 다행히 이 책은 주변 도서관에 한 권 남아있길래 상호대차로 겟.
어느 작가에 대해 처음 대면하기에 적당히 부담없는 단편집이었고 기념(?)으로 사둔 <소년이 온다>를 읽기 전에 마음의 준비, 워밍업으로도 적당했다.
국내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렇듯 번역서를 읽으며 어수선해진 머릿속 국어를 재활하는 기분도 들었고.(<고동색>이라는 단어를 본 게 얼마만인가 😅)
이틀 사이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이 <노랑무늬영원>을 내리 읽었는데, 별스럽지 않은 문장이 차분하게 흘러가는데도 왜 이렇게 글 쓴 사람의 깊고 깊은 우울과 슬픔이 읽는 사람에게 바싹 들러붙는지. <소년이 온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잡아야 할 것 같다.
+식탁 위에 둔 한강 시집을 옆사람이 넘겨보길래 “나는… 노벨상을 받았어도 저 사람의 마음속을 생각하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저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더라”라고 감상을 말했더니 옆사람이 “진주 같은 건 조개의 상처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정말 빛나는 진주>를 만든 조개의 몸이 과연 멀쩡할까?” 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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