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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양의 알쓸신잡

린양이 올해에는 역사 수업을 한달에 한번 정도(부정기적이긴 하지만) 1년 코스로 듣고 있는데, 이게 무려 2년전인 2학년 때 동네 엄마가 ‘큰 애 때 수업을 받은 선생님이 계시는데 너무 수업 내용이 좋아서 꼭 둘째도 듣게 해주고 싶다’며 팀을 모으는데 얼결에(?) 들어가게 되었더랬다. 그때만 해도 2년후 수업을 벌써 정하냐 싶어 유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금방이더란.

아무튼 수업이 벌써 14번 중 6번째까지 왔는데 수업 들으면서 가만히 보니 선생님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을 하는 분야가 아이들마다 조금씩 달라서 재미있다.

이미 역사 관련 수업을 좀 들은 적이 있는 쌍둥이들은 역사에 관련된 용어나 내용에 대한 대답을 꽤 많이 하는 우리 팀의 에이스(…) 예를 들면 인류의 시작이 어디인지 아느냐고 하면 ‘아프리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까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정도.
같이 수업을 드는 남자아이 중 하나는 역사는 잘 모르지만 ‘왜 그랬을까?’ 하는 질문에 항상 기발한 대답을 하는데 그 중에 가끔 맞히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린양은 보통은 조용한데(수업 전에 관련 역사책을 읽고는 가지만 집중해서 외워가는 게 아니라서 물어보면 거의 기억을 못하더란) 뜬금없이 ‘쟤가 저걸 왜 알지?’ 싶은 데서 대답을 하는 그야말로 알쓸신잡파. 그야말로 알아둬도 쓸데없는 잡학들…. -_-;

내가 보면서 처음으로 참 뜬금없는 것만 안다고 생각했던 건 선생님이 ‘능과 원, 묘, 총과 분의 구분을 어떻게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엉뚱하게 그걸 다 구분해서 대답했을 때.(그건 왜 외우고 있냐)
두번째는 견훤의 탄생설화였는데 ‘밤마다 찾아오는 남자의 옷에 실을 단 바늘을 꿰어 나중에 쫓아갔다’는 대답을 해서 용케 기억하고 있네 했었고…
세번째가 어제였는데 선생님이 홍의 장군 곽재우 이야기를 하면서 왜 붉은 옷을 입은 줄 아느냐고 했더니 갑자기 ‘곽재우 아버지가 명나라에 받은 비단으로 만든 옷이라서’라고 대답해서 선생님도 ‘너 그거 어디서 알았냐?’ 고 되물으셨는데.

나중에 린양이 나한테 하는 말이 출처가 ‘조선왕조실톡'(…)이라고는 차마 대답 못하겠더란다.(…)
그래, 잡학은 만화가 제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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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ponses

  1. 저 엊그제 [베르사유의 장미]를 제가 초 2 때 처음 읽었던 게 생각나서(무려 엄마한테 허락받고 문구점에서 만화책 샀던…) 세계사 흥미도 가지게 할 겸 한번 보여줄까 생각했는데요;; 역시 잡학지식은 만화가 제일이죠(…)

    1. 세계사의 시작은 역시 베르사이유의 장미죠!(…) 그러고보니 린양한테 유리가면은 보여줬는데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아직 안 보여줬네요. 뭐든 읽다보면 머리에 쌓이긴 하더라고요. 잡학이든 지식이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