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엄마가 왔다 가셨습니다. 일주일동안 하루 세끼를 먹었더니 정말 내내 배가 불렀던 기억밖에 없네요..;

10일은 산부인과 정기검진날이었는데 덕분에 엄마도 함께 갈 수 있었지요. 엄마랑 같이 산부인과에 갈 수 있으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타이밍이 좋았죠. 

이번에 갔을 때는 뼈가 거의 다 생겨 초음파 화면에서 하얗게 드러나 움직임을 보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오후 검진이라 마침 깨어있기도 해서 신나게 움직이는 걸 실컷 볼 수 있었네요. 손뼈가 이제 모두 생겨서 손바닥을 펴고 있다가 갑자기 주먹을 꼬옥 쥐는 게 선명하게 눈에 딱 들어오는데 저렇게 작아도 뭔가 생각도 하고 움직이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참 귀엽더라구요.

이전부터 왠지 의사분이 성별이 보이면 가르쳐줄 것 같은 타입이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이번에 초음파 화면을 보던 대나무숲이 ‘혹시 성별은 보이나요’ 라고 하자 정말로 너무나 열심히(!) 초음파 기기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알아봐주시려고 노력하시더군요..;(선생님, 그렇게까지 눈빠지게 안봐주셔도 되는데…) 시기가 아직 애매해 결국 알 수 없었습니다만 다음번에는 알아서 알려주실 것 같네요. -_-; 왠지 그 의사분이 젊은 부부가 참 일찍부터 궁금해도 한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엄마랑 아빠는 가려 낳을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궁금해하느냐고 하시는데 어느쪽이든 상관없지만 궁금하긴 하잖아요.

그래도 항상 들어서 제일 기쁜 건 ‘건강하네요, 힘차게 잘 움직이네요’ 하는 말입니다. 이번에도 별 문제없이 잘 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니 기쁘네요.

이번부터는 모자수첩을 가져가야 했던지라 구역소에서 미리 받아놨더랬습니다. 진찰받기 전에 접수대에 맡겨두면 알아서 필요한 것 적어주고 검사했던 결과용지 같은 걸 붙여서 돌려주더군요. 아기를 낳고 나서도 6살까지의 예방접종 등 기타 사항을 기록하도록 되어 있어서 나중에는 이 한 권이 나름 아이의 기록이 될 수 있겠네요. 오래 써야 할 듯하니 빨리 상하지 않게 겉에 커버라도 잘 씌워둬야겠습니다.

모자수첩은 한국어판도 준비되어 있더군요. 혹시 몰라서 한부 받아놨지요.
안에 번역을 보니 날림도 아니고 꽤 잘 되어 있네요.
모자수첩과 함께 딸려온 책자들…;
뭔가 자잘하니 많네요.

by

/

19 responses

  1. lazydog

    여기도 모자수첩 잘 챙겨줍니다. 병원마다 편차도 크고요. 큰애때는 제대혈 회사에서 홍보용으로 임신기간에 맞춘 다이어리까지 줬었습니다. 인상적인 건 첫얘 때는 갈때마다 video에 녹화해 주었었는데 둘째는 cd에 초음파랑 태어난 직후의 동영상까지 기록해 주더군요. 아마 이제 dvd에 주는 거 아닌가 싶네요. 출생률이 낮다 보니 폐업하는 병원도 많지만 살아남은 병원들은 고급화 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참. 늦었지만 임신 축해해요~ (지금부터 열씸히 주변에서 유아용품과 출산관련 물건을을 악착같이 모으세요~)

    1. 리츠코

      요즘은 DVD에 녹화해주는 경우가 꽤 많다네요. 여기는 아직 그런 쪽으로 베이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은 얼마전에 저출산은 벗어났다더군요. 한국은 요즘 적게 낳다보니 좀더 좋은(?) 병원을 찾아 몰리는 경향이 생긴 것 같아요. ^^;
      마침 주변에 아는 언니들이 많이 생겨서 뜻하지 않게 차곡차곡 모이고 있네요. 여기서야 집도 다들 고만고만해서 그것도 짐이 되다보니 과감히 주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
      모았다가 나중에 출산달 좀 전에 비는 것만 체크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2. 정가을 안녕!!
    (저 사진을 보니, 왠지 이제 인사도 해얄 거 같아…)
    잘 커서 튼튼하게 나와라!!

    1. 리츠코

      요번에는 가니 정말 제법 많이 컸구나 싶더구만. : ) 그저 건강하기만 하면 고마울 것 같아.

  3. 저도 산부인과용 아기수첩과
    보건소용 예방접종 수첩을 갖고있어요.
    그러고보니 릿짱님 오른쪽 수첩.. 한글로도 적혀 있네요(신기~)

    일본도.. 철분제 공짜로 주나요?
    국적이 한국이라 안돼는것인가..
    20주 넘으면 보건소에 산모 등록하면 공짠데..

    철분제 사먹으려니 비싸군요.
    요즘엔 우리나라 정부도 좋아져서..
    철분제도 그럭저럭 좋은걸 주더라구요.

    1. 리츠코

      여기는 외국인들용으로 몇몇 나라 버전이 준비되어 있나보더군요.

      국적과 상관없이 의료보험비만 내고 있으면 여기 사람들이랑 똑같이 모든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출산보조비나 육아보조비 같은 것도 다 알아서 나오더군요.
      여기는 영양제나 철분제는 정말 꼭 필요한 때까지 가지 않으면 의사가 권하지를 않는다더군요. 저는 그냥 친구가 괜찮다고 추천해준 엽산,철분제를 사다 먹는데 여기는 별로 가격이 비싸지도 않던데요.

  4. 미사

    그러고 보니까 내가 태어날 때도 모자수첩이란 게 있었던 것 같아~ 어딘가 모셔놨는데 그건 말만 모자수첩이지 내가 태어났을 때 병원에서 준 거라서 생년월일, 시, 몸무게만 덜렁 적혀 있고 나머지는 다 공란이었던 기억이… -_-

    1. 리츠코

      그 병원에서 주는 모자수첩, 저도 있었던 것 같아요. -_-; 역시나 생년월일, 시, 몸무게 이후로는 아무것도 안 적혀 있었던 게 언니 말 듣고 나니 생각나네요..( -_-)

  5. 모자수첩이 귀엽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건강한 아기 출산하시길!
    …. 저희 누님은 아직도 3센티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1. 리츠코

      찾아보니 저거 전용 커버들도 꽤 비싸네요. -_-; 그냥 책비닐 보이면 사다가 씌워야겠어요.

      누님은 아직 태명을 못 정하신 것..? 3센티보다는 열무가 나을 것 같은데…;

  6. 모자수첩…우리도 보건소에서 받아왔는데. 흘…….

    저렇게 많은 책자는 안줬지만. -_-;;;;

    1. 리츠코

      모자수첩에 기록만 잘 해둬도 나중에 보면 재미있을 것 같더구만. 여기는 산부인과 갈 때도 예방접종 할 때도 반드시 가져가야 하더라고.

      저렇게 많은 책자는… 어떤 면에서 참 일본스럽지…-_-;

  7. Tom

    셋째.. 낳자고 해볼까…

    1. 리츠코

      딸도 아들도 있으시면서! 욕심도 많으셔라~( ”)

  8. 친절하면서도 세세하군요. (선진국은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챙겨주면 출산율이 꽤 오를 것도 같은데 말이지요..

    1. Tom

      우리나라도 챙겨줌.

    2. 리츠코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저런 가이드북을 챙겨주는 걸로는 올라가기 힘들 거예요..;
      한국이야 사실 네이버에 검색만 해도 임신 육아 정보가 지나칠 정도로 넘치는데 여기는 아직 웹이라는 게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다보니 저런 매뉴얼이 더 발전하는 게 아닐까도 싶네요. : )

  9. 저는 모자수첩이 막연히 무슨 여권 같은 증명서로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책같기도 하고 아이들용 일기공책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

    1. 리츠코

      저도 그냥 얇은 팜플렛 같은 게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안에 뭐가 자잘하니 많이 있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