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갑자기 불쑥 ‘노는 계정을 좀 써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던 건, 그동안 린양과 엎치락뒤치락 살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돌이켜보니 그 두 매체는 역시 뭔가 ‘남기는’ 용도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였던 듯합니다. 트위터도 간간히 백업은 하고 있는데 다시 뭔가 찾아서 보기에는 귀찮고 그렇게 찾아볼만한 것도 잘 없더군요. 예전처럼 뻘소리라도 좀 긴 호흡으로(…) 써보고 싶어지고…

그리하여 야심차게 워드프레스 파일들을 계정에 올리고 인스톨을 하려고 들어가니 서버 버전이 낮아(…) 깔수 없다는 메시지가 뙇.
그간 모였던 포인트로 알차게 결제하고 업그레이드한 건 좋았는데, 완료 후 ftp로 접속하니 계정은 깔끔하게 비워져있고 계정 파일들을 백업한 tar, sql 파일 두개, index.html 파일 하나만 달랑 들어있더군요.(서버 업그레이드 신청하는 사람이라면 tar 파일쯤은 풀줄 알고 sql이 뭔줄도 알아야 한다는 거냐. -_-)

결국은 옆사람 도움으로 파일 풀고 계정을 예전 상태로 돌린 후 워드프레스 설치까지 완료했습니다.
이 툴을 쓰려니 가장 난제는 역시 영어 울렁증인데 자꾸 보다보니 그래도 대충 눈에는 들어오네요.
처음에는 예전 블로그 글들까지 모두 가져오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습니다만, 다시 생각해보니 태터 클래식은 지우지 않고 그냥 둘 예정이었는데 데이터를 가져오면 쓸데없이 용량만 두배로 늘어나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메뉴로 연결하는 걸로 해결.

설치 후 포스팅 서너개 올리면서 이것저것 설정을 살펴본 감상은 딱 한줄로 요약하자면

너님은 플러그인으로 시작해서 플러그인으로 끝나는 물건이구나…orz

아니 무슨 블로그 툴이 카운터도 없어…ㅠ.ㅠ(google analytics는 뭐에 쓰는 건가요. 먹는 건가요..ㅠ.ㅠ 그러나 방문객 수는 알아야겠다는 일념에, 깔았으나 작동 안하는 위젯을 굴리기 위해 오만군데 다 돌아다녀 구글에 계정인증까지 찾아들어간 간만의 집요함. –– 옆에서 보던 옆사람이 ‘역시 일반인이 아니다’라던데 일반인이 아니면 뭔데? –-)

  • 모바일에서 보고, 글 쓰고 올리는 데에는 별 불편이 없고
  • 트위터 등 연동도 (플러그인만 찾으면) 가능
  • 너무 플러그인에 의지하는(?) 면이 크지만 대신 내가 마음대로 할수 있는 여지도 큰편

이라는 점에서 그럭저럭 쓸만한 듯해요.
플러그인이나 정보 찾느라 웹서핑 좀 하다보니 불편해서 다시 텍스트큐브나 티스토리로 돌아갔다는 사람도 꽤 많던데 저같은 경우야 어차피 크게 기능이 많지 않아도 되니 그냥 이 정도면 충분할 듯합니다. 그러고보니 데이터 백업, 호환이 잘 되는 편이라 언제든지 툴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나름 장점이군요.

링크란을 정리하느라 예전 블로그 링크들을 하나하나 클릭해보니 대충 1/3쯤만 남아있더라구요. 정말 이제 블로그는 많이 안 쓰는가봅니다. 막상 다시 열고보니 아무도 댓글 달아주지 않는 휑~한 곳이 되지 않을까 좀 걱정이지만 기록을 남긴다는 데에 의의를 둘까 싶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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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responses

  1. 영어 땜에 엄두가 안 나 워드프레스 쓸 생각 못 했는데 플러그인도 그리 많이 깔아야 하나요ㅠ_ㅜ 티스토리도 셋방살이니 언젠가 내 집 내 계정으로 돌아가고픈데…애들 다 ㅇ치원 가고 나면 그때나 함 도전해봐야겠습니다;;

    1. Ritz

      저는 놀 거리가 많아져서 나름 취향에 맞는데 솔직히 주변에 권하지는 못할 물건인 듯합니다..;; 검색하다보니 텍스트큐브로 갈아탔다는 글도 꽤 보이고요. 지금 티스토리 사용 중이시니 다시 계정으로 돌아가실 때는 텍스트큐브 쪽을 추천해요. ^^;;

  2. 오호 괜찮네요. 저도 완전 예전버전 태터 아직도 쓰고 있는데 ^^;;.

    1. 헉, 태터 클래식이요.. ^^;; 데이터 이전 툴도 있던데 텍스트큐브 정도로 옮겨보시는 것도 괜찮지 않으려나요. 클래식은 아무래도 요즘 쓰기에는 기능이 좀 부족해서.. ^^;;

    2. Heesung Kim 뭐…글 쓸 정신적 여우도 없었는데 옮길 시간과 노력은 더더욱 –;; 홈페이지 손 안 댄 것이 거의 6년째인 것같아요 ^^; 심지어 포맷은 본과 때니까 거의 9년 전 그대로인 듯요..

  3. 헛… 답글이 페북으로 달리는 기능이 있었군요.. 왠지 신기..

    1. 예전에 쓰던 포스터러스 보니 페이스북도 트위터로도 가능한가보더군요. 저도 신기해서 한번 달아봤네요… 근데 이름 옆에 너무 적나라하게 회사와 직함, 또는 학교가 뜨니 매우 민망하기도..? -_-;;(이건 옵션에서 끄지도 못하는 듯..)

    2. Heesung Kim 정말 좀 민망하네요… ;;;

    3. 김성훈 에이, 왜 그러세요. 과장님… 한층 더 민망한 건 얼굴 사진도 뜬다는 거?( '')

  4. 우왕 이거 신기하네여…

    1. 음, 요즘은 페이스북은 기본인가봐요… 저도 달아놓기만 했는데 써보니 신기하네요. : )

  5. 블로그…가 슬슬 쓰기 힘들어 지더군요.;ㅁ;.
    여유가 없어져서 그런가 싶긴 합니다만…
    기록을 남긴다는 점에서는 블로그쪽이 좀 더 좋긴 한데 역시 쓸 여유가 없…다는건 핑계고 게을러져서 그런걸까요.(…)

    1. 옹… 여기로 댓글단 건 룬님이 처음(….) 잘 달아지는군요.( '')
      사실 다시 블로그를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든 데에 제일 큰 요인은 그 '여유'였던 거 같아요. 린양이 어린이집 나가기 시작하니 예전보다는 시간이 좀 생기니 다시 글 좀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

  6. 깔끔해요 :)))
    플러그인 설치하기 귀찮아하는 일반인(…) 저는 (사실 저도 뭐 그닥 일반인같진 않… 10덕……<-) 전에 계정은 만들어 놓았던 것 같은데 막상 손대기가 겁나서 쓰지 않았어요. posterous 어떻게 되나 봐서 저도 거기에 머무르던 갈아타던 할텐데, 워드프레스 쓰게 된다면 언니께 빌붙어야 (…)

    1. Ritz

      일단 플러그인이 뭔지 아는 시점에서 일반인이 아닌 거죠..( ”)
      저는 posterous쪽도 좋긴 한데 해외 서비스라 한국에서 로딩이 약간 걸려요. 그게 계속 쓰면서 불편하더라구요.
      워드프레스는 지금 계속 제가 삽질 중이니 나중에 쓰게 되시면 삽질로 얻은 노하우를 전수해드리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