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어제 저녁때 갑자기 린양 한쪽 허벅지에만 발진이 몇개 올라왔는데 끝에 노랗게 농이 맺혀서 땀띠도 아닌 것이 애매~한 상황.

처음에는 그냥 발진만 있어서 땀띠겠거니 했는데 갑자기 막 아프다길래 보니 끝쪽이 작고 노랗게 곪아서 깜짝 놀라 친정엄마랑 이거 아닐까, 저거 아닐까 좀 심각하게 머리 맞대고 고민을 했는데 겁 많은 린양이 그 분위기에 더 주눅이 들었던 모양.(나중에 생각해보니 엎드려 뒤척뒤척하며 그림 그리고 놀다가 농이 맺힌 부분이 옷에 쓸려 아팠던 듯. -_-)

집에 갈 때쯤 되니 외할머니더러 울먹이며 한다는 말이


“설마 입원해야 하는 건 아니겠죠?”  
(이런 걸로 뭘 입원까지…-_-)

그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더러는
“엄마, 천연두는 이제 다 없어진 게 맞지?”
(너 요즘 Why 시리즈를 너무 많이 보더라. -_- 그것도 질병 관련만 집중적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너무나 심각한 말투로
“엄마, 이건 우리끼리 비밀로 하자. 아빠가 아시면 걱정하실 거잖아.”
(이 엄마는 걱정해도 돼? 엄마 멘탈은 튼튼데스네? -_-)
아무튼 오늘 병원을 다녀온 결과, 딱 이거다 싶은 원인은 모르겠지만 일단 땀띠는 아니고 무언가 벌레에 물렸던 것 같다네요. (이거 진단받는데도 또 병원 한번 잘못 고르는 바람에 아주 동네 뺑뺑이를 지대로 돌았음. -_-) 린양 피부가 워낙 벌레 물리거나 하는 데에 약해서 돌 전에는 모기 한번 물린 게 2개월 가까이 갔던 전적도 있는지라…
농이 맺힌 것 때문에 바르는 연고 받아서 돌아왔는데 다행히 내일 세브란스 정기검진 예약이 잡혀 있어서 그때 가서 다시 한번 물어봐야 할 듯합니다.

나중에 생각할수록 ‘천연두’ 이야기를 한게 너무 어이없어서 혼자 한참을 웃었네요.
그 책에 제너가 예방접종을 발명했다고 되어 있었다며… 이제 지구상에서는 없어진 질병이라고는 안 되어 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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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responses

  1. 아 귀여운 린양….>_< 하긴 천연두는 무섭긴 하죠; 아빠를 걱정하는 마음씨가 정말 예뻐요.

    1. Ritz

      아빠가 걱정할 건 걱정하면서 왜 엄마가 걱정하는 건 걱정하지 않을까요..-_-+

  2. theearth

    천연두 얘기 나오니 x-files 생각이 문득… 그래서 어떻게 됐단 얘긴지는 결국 모르고 지나갔던ㅋㅋ

    1. Ritz

      전 x-files는 열심히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가끔 티비에서 보다보면 그렇게 어떻게 됐다는 이야긴지 모르겠다 싶었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던 거 같아요? -_-;

    2. winnie_k

      진짜 열심히 봤는데 이젠 기억이 잘안난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