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시작되고 확실히 놀이터에 아이들이 늘어서 오랜만에 꽤 북적거린다.
어제는 그 중 동네 영어놀이학교를 나온 아이 하나가 나한테 물을 얻어 마시러 오더니(나도 그렇고 놀이터 자주 나가는 엄마들은 보통 아이 마실 물을 가지고 나가는 편)
“혜린이는 어린이집을 나와서 공부를 하나~도 안해서 좋았겠어요.”
라고 너무나 아이답지 않은 말투로 한마디 했다.(너 그 물 도로 뱉어…)
이게 그냥 말 그대로 ‘공부 안했던 게 편하고 좋았을 거 같아요’가 아니라 선명한 ‘우월감’을 가진 말투여서 나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다른 엄마들도 순간 벙 쪘는데, 한 엄마가 ‘너 *** 선생님(린양 7세때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시키는지 모르는구나? 너보다 혜린이가 공부를 더 많이 했을걸~?’ 이라고 잽싸게 받아쳤더니 애가 입을 삐죽 하며 가버렸다..;
누가 여덟살짜리 아이에게 ‘영어유치원을 다닌 게 어린이집보다 공부를 많~이 한 우월함’이라고 주입한 걸까. -_- 하루가 지났는데도 내내 입맛이 쓰고 그 말을 하던 아이답지 않은 말투가 자꾸 머리에 맴돌아서 짜증난다.
24 responses
뜨어…. 목을 탁 쳐서 물을 뱉게하고싶을정도니요.헐.우쭐대기는.ㅋ
실제로 봤으면 더했을걸요. 아, 진짜 순간 말문 막히더라고요…;
헉….엄마가 그런 말하지 않았을까요 ?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더니….저희도 요즘 종종 한국에 있었으면 이리저리 휩쓸려 다녔을거라는 말을 자주해요. 애들을 너무 잡는거 아닌가 싶어요. 게다가 이런저런 지수에 관한 말에 속상한 일도 있었을거 같고….한국 가서 살고 싶어지다가도 부모들이 너무 무서워요…
부모가 애한테 하는 말이라고 해도, 애가 혼자 생각한 거라고 해도 어느쪽이든 참 씁쓸하죠. 막상 주변에 보면 별난 사람보다는 평범한 사람이 더 많긴 한데 그래서 오히려 저런 경우가 참 튀어요. 와서 살면 또 사람 사는 데 다 똑같긴 할 거예요. ^^;
이런 경우 종종 겪지. 나도 못 할 이야기가 참 많아.
@tw_Ritz 어이가 없네요..어이가… 기가 차요;;
@MDKei 어우, 진짜 한방 먹었어요. 순간 애한테 어른 대하는 것처럼 성격대로 할 수도 없고 당장 할 말이 생각 안나더라고요..;
아,, 진짜 누가 아이에게 저런생각을 하게 한걸까요 좀 슬프네요. 내가 보기에 어린이집에서 시키는 공부량도 만만치 않던디;;
애 엄마가 애한테 그렇게 구슬러서 힘들어하는 영어 공부를 시키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순간 진짜 할말이 없더라고요..;
@tw_Ritz 활자로 봐도 어이가 없네요… 얼마나 기가 막히면 주변 엄마가 뭐라 했을까; 거 참 싹수가 황금색인 애 네요 -_-
@zenosavite 대신 한마디 해준 엄마 애도 같은 영어유치원 나왔는데 그 엄마 그날 집에 가서 자기 애한테 너 나가서 잘난척 하면 죽는 줄 알라고 애 잡았다고…;
아이의 언행에서 부모의 인격이 보인다… 평소에 애 앞에서 무슨 소리들을 했기에. -_-
애 엄마를 얼굴만 알아서 오다가다 목례만 하는 정도인데 솔직히 앞으로 얼굴 볼 때마다 다시 보일 거 같아요. -_-;;
@tw_Ritz 푸핫;;ㅇㅁ?시원한 물 얻어먹고 나름 덕담이라고 한건지도 ㅋㅋ어우 진짜?
진짜 무섭네요..이게 중고등학교 가면 더 심할테니..
그러게 말이에요. 주변에 친한 애들이나 엄마들이 다 점잖아서 몰랐다가 이런 일 당하니 완전 쇼크였어요;;
@tw_Ritz 우우!!! 물 뱉으라 그래요!!! 우우우우!!!!
@catmage 순간 진짜 멘탈이 훅 날아가서 아무런 대꾸를 못하겠더라고요..; 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