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얼마전에 무슨 프로를 보는데 부산 출신이라는 아이돌이 평소에는 나름 열심히 서울말 쓰다가(억양은 아직 남아있더라만) 갑자기 불쑥 ‘꼭따리(꼭지)가 억세서’ 라는 말을 해서 ‘와, 저 꼭따리라는 단어 진짜 오랜만에 듣네’ 하고 무심코 웃었는데(너 부추도 정구지겠구나) 같은 사람이 지난주에는 다른 프로에서 불쑥 ‘내가 그걸 해삔네(해버렸네)’라고 해서 평소에 서울말 쓴다고 고생이 많겄다 했다;

나는 학교 입학 전에 외가집에 자주 내려가 있어서 유치원 때나 저학년 때는 애들이 가끔 나한테 사투리 쓴다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 같고, 우리 엄마는 이제 서울에서 더 길게 사신 것 같은데 여직 사투리를 고스란히 쓰고 계시고 주변 친척 중에서도 서울 온 지 꽤 됐는데도 여전히 억양은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사투리 지우는 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닌 모양.

아이돌도 사투리 쓰면 그것도 나름 캐릭터일 것 같은데… 팔도 사투리 모아 아이돌 만들어도 재미있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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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esponses

  1. misha

    사투리…실은 어제 회사에서 올해 상반기 정년퇴임식이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제가 송별사를 하게 됐거든요. 그 얘길 들은 즈이 사무실 직원들 모두가 “사투리 조금만 쓰라”고…;;; (제가 즈이 회사 부산 직원들 중 사투리 심하기로 탑3안에 드는지라;;)

    1. Ritz

      아니 사투리를 쓰면 안되나요. ;_; 모두 다 꼭 서울말을 쓸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1. misha

        공식석상에서 너~~~무 구수하게 쓰면…퇴임식 자리라 조금은 숙연한 분위기라야 했거든요(…) 제가 좀 심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