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영화는 엄청나게 흥행하고 있다고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딱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가족 영화였다.
영화의 완급도 어딘가 어른이 보기에는 좀 느릿하고 밋밋한데 후반부의 모글리와 쉬어칸의 결투 장면이나 킹 루이의 폭주 장면은 볼 만했다. 전체적으로 정말 공들여 만든 디즈니랜드의 어트랙션 무비 같은 느낌?

이제 정말 연기할 배우와 로케이션 장소를 고심해서 영화를 찍는 게 크게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글이나 각 동물 캐릭터들의 연기는 자연스러워서 유일한 사람(…)인 모글리 연기가 가장 부족하게 보일 정도였는데 메이킹 영상에서 연기하는 걸 보고 있자니 저렇게 아무것도 없이 찍는 거면 충분히 훌륭할지도…;
성우 캐스팅이 동물 캐릭터와 너무 잘 맞아서 분명히 동물이 연기를 하고 있는데 그 목소리의 배우가 보이는 기분이었다.

예전 디즈니 애니메이션판 정글북에 나왔던 곡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반가웠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기라는 애니판보다 훨 멋있었다. : )

생각해보니 정글북을 정식으로 읽은 적은 없고 디즈니판 애니와 책만 봤었는데, 디즈니 동화책에서 엔딩은 무려 모글리가 이쁘장한 마을 아가씨 쫓아 들어가며 끝이 났던 거 같다. -_-; 어린 마음에도 참 미련없이 가버리는구만, 생각했었는데 원작은 찾아보니 많이 다른 듯. 이번 영화판도 완전히 원작과 같은 엔딩은 아닌가본데 기회된 김에 원작을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다.
영화의 엔딩은 그냥 동화와 같은 ‘해피엔딩’이었는데 실제로 저렇게 자란 아이가 있다면 인간의 세계로 가는 게 과연 가능할까, 어느 정도 나이에 정글을 떠난다면 인간사회에서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보면서 잠시 고민은 되더란.

메이킹 영상이 꽤 재미있는데 초반에 배우들 더빙 장면에서 빌 머레이가 정말 많이 나이를 먹어서 깜짝 놀랐다…; 스칼렛 요한슨은 정말 출연 분량은 얼마 안되는데 연기가 너무 멋있어서 존재감으로는 압도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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