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오늘은 방학식.

급식 안 먹고 4교시만 한다는데 지난주부터 반 친구가 학교 끝나고 놀자고 한다길래 12시 40분쯤에 끝나서 점심도 안 먹고 대체 어디서 논다는 거냐고 했더니 그 친구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혹시 애들끼리 학교 앞에서 뭐라도 사먹을지 모르니 지갑 챙겨가고 수업 끝나면 어디에서 어떻게 놀 건지 일정을 이야기해달라고 한 뒤 등교시키고 오전에 민영이 엄마와 볼일이 있어 나갔다.

민영이도 끝나고 친구와 논다고 했다길래 좀 여유있게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학교도 일찍 끝난 데다가 밥도 안 먹은 점심 때이니 이 날씨에 모여 놀기도 어려웠는지 린양도 민영이도 약속이 캔슬이 됐다고 동시에 연락이 왔다.

급한대로 둘이 연락해서 만나서 집에 가서 놀고 있으라고 한 다음 우리도 집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린양이 다시 전화가 와서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랑 먹을 걸 사가서 먹어도 되냐”길래 거기까지 생각을 하다니 다 컸구먼, 했는데 좀 지나니 알아서 인증샷까지 보내왔다.

접시 세 개까지는 좀 오바인 것 같아..

집에 와서 거실에 시원하게 에어컨 틀어놓고 그림 그리면서 놀고 있는 걸 보니 왠지 신기한 기분.
그리고 엄마 없이 친구와 집에서 둘이 노는 건 색다른 경험이었다는 린양의 감상.(니가 아직 그게 얼마나 재미진지 모르는구나)

2009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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