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학부모 봉사회원 신청하면 보통 1년에 세 번 정도 교통 정리하러 나갔던 것 같은데 올해는 통신문을 확인하니 순서가 네 번이나 돌아왔다.
보면서도 졸업학년인데 느무하네… 했건만 게다가 마지막 날인 오늘은 늠 추웠다…=_= 그나마 학교에서 핫팩도 장갑도 구비해놔서(장갑 챙기는 걸 깜빡 하고 갔음;;) 버틸 만은 했으나 미처 생각 못한 발이 너무 시려워 그 핫팩을 차라리 발에 붙이고 싶었다… -_-;

이번 학기에 배치된 자리는 등교 시간에 온갖 차들이 모든 방향에서 모여드는 삼거리라서 오른쪽에서 오는 아이들을 바로 앞의 신호등 없는 건널목이 아니라 더 위쪽의 신호등 있는 곳으로 보내야 하는데…

1학년 정도 되는 여자아이가 위쪽까지 올라가기 귀찮다고 건널목을 막무가내로 건너려는 걸 깃발 든 나와 (마침 인사하러 나온) 교감 선생님까지 말리는데도 ‘오늘만 건너자'(아마 내일도 다른 엄마가 서 있을테니 내일만 건너시겠지)며 기어이 차가 오가느라 정신없는 길을 건너는 할머님이나, 분명히 이전에 몇 번 제지를 당했을테니 일부러 저멀리부터 애 손 잡고 내 눈 안 마주치며 뛰어오는 어느 아빠나…

이런저런 걸 보다보면 오늘도 변함없이 드는 생각은, 다 필요없고 어른이 가장 나쁘다. -_-;
(눈치보다가 길을 건너려던 고학년 남자애 둘은 내가 말리니 먼저 건너려던 놈을 나머지 한 놈이 패딩 뒷목을 잡아채 끌어내서 신호등 있는 쪽으로 가버렸다…)

원래 주로 배정받았던 후문 자리는(보통 아이 이름 가나다 순으로 정해져서 매번 비슷한 자리가 나옴) 유난히 별로 할 일 없이 도어맨 마냥 출근하는 선생님들한테 인사하는 정도라 재미가 없었는데 그나마 이번 학기 자리는 날씨만 나쁘지 않으면 남동생 손을 꼭 잡고 오는 귀여운 누나라든지 문방구 갔다가 어리버리 방향 못 잡고 헤매는 저학년 길 알려주기, 세상 다정하게 손잡고 오다가 삼거리쯤에서 예쁘게 인사하며 헤어지는 부녀 구경, 차 타고 오다가 엄마랑 싸웠는지 볼이 잔뜩 부어 문짝 부서져라 세게 닫으며 내리는 아동(…) 등등 보고 있는 재미도 나름 있었으나…

린양의 초등학교 생활이 끝나가는 걸 다시 한번 체감하며, 봉사회 활동도 오늘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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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왜때문에 노모들에게 이런 혹한을? 우린 보통 1학년 엄마들이 한게임더(..)하는 배치에요.고학년은 뒤로가면 갈수록 날씨 좋은날….이지만 대신 미세먼지가 함께 한다니 그것도 뭐…마지막 봉사 고생하셨습니다. 중등엔 더 많은 엄마 손이 필요합다디다…

    1. Ritz

      안그래도 우리 학년 엄마들이 이렇게 만만하더냐! 라고 분노했음요 -_-+ 중등 1학년은 다시 예전 그 1학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들 해서 마음을 비우고 체력을 키우며(?) 내년을 준비 중이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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