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확진자 수가 좀 떨어지는 즈음에 연휴가 다가오고 주위를 보니 쉬는 동안 가까운 데라도 좀 움직이려는 사람도 많아 보여 2주쯤 후에는 어쩌면 지금보다는 확진자 수가 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차라리 지금이 살짝 움직여볼 타이밍일지도 모르겠다 싶어 지지난 주 주말부터 지난주 초까지 사부작사부작 미뤘던 일들을 정리해봤다. 미용실 갈 타이밍을 한참 전에 놓쳐 세 식구 머리가 모두 짚단같은 지경이라 손님이 거의 없을 마지막 타임을 노려 드디어 머리를 정리하고(!) 혜린이는 무려 스트레이트 펌까지 완료.
밀려있던 혜린이 예방접종을 클리어했고 스케일링한지 좀 된 데다가 충치인지 아닌지 수상한 이가 있어 내 치과 예약을 최대한 빨리 잡고 드림렌즈를 쓰다보니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혜린이 안과 검진도 예약했다.

그리고

다시 세상은 위험해졌다. -_- (설마 2주까지 가지도 못할 줄이야…)

오늘 내 스케일링까지는 어찌저찌 끝냈지만 혜린이 안과 검진은 아무래도 2~3주 정도 다시 미뤄야할 것 같다.(이번에는 인근에 확진자 동선이 꽤 많아서 움직이기도 조심스럽다)

길어진 코로나 속에서 틈을 노려 사삭사삭 움직이는 내 모습이 문득 어릴 적 놀던 꼬마야 꼬마야 줄넘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자리에서 다가오는 큰 줄을 뛰어 넘으며 ‘만세를 부르’랴 ‘땅을 짚으’랴 정신없는 게 딱 지금 내 모습 아닌가. -_-

개학은 다시 일주일이 미뤄졌고 세 식구 한 집에서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계속되니 이제 슬슬 예전에는 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더라, 가물해질 지경.

그래도 언제가 되든 끝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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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힘내봅시다.

    1. Ritz

      생각할수록 참으로 기이한 날들이야. 나야 세 식구 살림이지만 그쪽은 식구도 많아서 일도 많을 것 같음. 건강하게 잘 버텨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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