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점심에 린양이 스파게티가 땡긴다길래 안그래도 언제 까르보나라 한번 해먹어야지, 하고 사뒀던 생크림이 생각나서 이것저것 재료 맞춰 만들었는데 평소에 쓰던 것보다 두 배 비싼 생크림 때문인지, 간 맞출 때 치킨 스톡을 넣어서인지, 아니면 마지막에 한줌 때려넣은 지난번 갈갈갈 치즈 때문인지 평소보다 소스가 4배쯤 맛있게 완성돼서 너무 흡족했다.
매번 마지막에 계란 노른자 추가해서 섞다보면 마치 라면에 계란 푼 것처럼 뭉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데 레시피 찾느라 돌아다니다보니 누군가가 생크림을 좀 덜어놨다가 마지막에 노른자와 섞은 다음 소스에 마저 부어 끓이라는 팁을 올려서 그대로 했더니 드디어 해결.
#2 나이가 들었나, 올해만큼 봄나물이 보일 때마다 하나씩 주섬주섬 넣은 해가 없었던 것 같다.
냉이 김밥으로 시작해서 미나리로 샤브샤브와 버섯 칼국수 잔뜩 만들어 먹고 며칠 전에는 생전 처음 달래를 사서 달래장을 만들었더니 콩나물 비빔밥에도 부침개에도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꽤 많이 만들었는데 끝까지 알차게 다 먹었다.
그리고 냉장고에는 현재 두릅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중. 얘도 초면인데 어떻게 뭘 해먹으면 좋을지 찾아봐야겠다.
#3 오늘 문득 린양이 “시험 기간이 되니 영어 원서 소설도 재미있더라” 고 해서 빵 터졌다. 네가 드디어 시험 공부만 아니면 다 재미있어지는 마법을 경험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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