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1 점심에 린양이 스파게티가 땡긴다길래 안그래도 언제 까르보나라 한번 해먹어야지, 하고 사뒀던 생크림이 생각나서 이것저것 재료 맞춰 만들었는데 평소에 쓰던 것보다 두 배 비싼 생크림 때문인지, 간 맞출 때 치킨 스톡을 넣어서인지, 아니면 마지막에 한줌 때려넣은 지난번 갈갈갈 치즈 때문인지 평소보다 소스가 4배쯤 맛있게 완성돼서 너무 흡족했다.

평소에는 적당히 서울우유에서 나온 생크림 같은 걸 썼는데 오늘 쓴 건 이것. 페이장브레통 휘핑크림. 역시 유제품은 비쌀수록 값을 하는가. 이것보다 더 비싼 생크림을 쓰면 내 까르보나라는 더 맛있어질 것인가.
면은 예전에 사뒀던 시금치 페투치니면을 썼는데 면이 넓어서 까르보나라 소스가 듬뿍 묻어서 어울렸다.

매번 마지막에 계란 노른자 추가해서 섞다보면 마치 라면에 계란 푼 것처럼 뭉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데 레시피 찾느라 돌아다니다보니 누군가가 생크림을 좀 덜어놨다가 마지막에 노른자와 섞은 다음 소스에 마저 부어 끓이라는 팁을 올려서 그대로 했더니 드디어 해결.

#2 나이가 들었나, 올해만큼 봄나물이 보일 때마다 하나씩 주섬주섬 넣은 해가 없었던 것 같다.
냉이 김밥으로 시작해서 미나리로 샤브샤브와 버섯 칼국수 잔뜩 만들어 먹고 며칠 전에는 생전 처음 달래를 사서 달래장을 만들었더니 콩나물 비빔밥에도 부침개에도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꽤 많이 만들었는데 끝까지 알차게 다 먹었다.
그리고 냉장고에는 현재 두릅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중. 얘도 초면인데 어떻게 뭘 해먹으면 좋을지 찾아봐야겠다.

#3 오늘 문득 린양이 “시험 기간이 되니 영어 원서 소설도 재미있더라” 고 해서 빵 터졌다. 네가 드디어 시험 공부만 아니면 다 재미있어지는 마법을 경험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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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esponses

  1. 아 저도 얼마전에 생전 처음으로 달래장을 해먹고는 쑥떡이 땡기네?! 하고 있답니다 ㅎㅎ

    1. Ritz

      떡…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굳이 내 돈 주고 떡을 사먹은 적이 별로 없는데 요즘 간간히 생각나서 얼마전에도 흑임자떡 두 팩 사놓고 하루종일 들락거리면서 계속 먹었거든요;; 나이 들면 식성도 변하는건지… 쑥떡 이야기하시니 얼마전에 누가 추천한 콩쑥개떡 땡기네요. -ㅠ-

  2. 역시 시험기간엔 모든게 다 재미있는건 만고불변이군요…

    1. Ritz

      애를 키우다보니 의외로 ‘우리 때도 그랬는데 지금도 그러냐’ 싶은 일들이 꽤 많더라고요…

  3. 두릅은 역시 삶아서 초장에. ^^.

    1. Ritz

      나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 찾아보니 튀김이나 장아찌도 해먹나본데 구찮은고로 그냥 삶아서 먹어야겠음.

      1. 아 우리집 얼마전에 튀겨먹었는데. 괜찮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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