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movie_image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라면 역시 ‘미스 에이전트‘가 아닐까 합니다(실은 자료 사진으로 ‘미스 에이전트‘ 포스터라도 걸까 했는데 그 포스터의 우락부락한 산드라 블록은 차마…) . 이번에 아카데미에 온통 노미네이트 되었던 ‘트래픽‘같은 경우는 다큐멘터리 식의 영화 치곤 ‘나름대로‘ 지겹지 않게 봤었지만…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던 듯…

‘미스 에이전트‘의 경우,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이고 영화 속에서도 한 말이지만 페미니스트들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소재이기도 한 ‘미인대회‘에 대한 이야기인데, 저같은 경우 이 ‘미인대회‘라는 소재 때문에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내용 자체 보다는 저 자신이 이 ‘미인대회‘에 얽힌 기억이 몇가지 있기 때문이지요. ^^

지금이야 세상만사 귀찮아서 옷도 제대로 안 챙겨입고(?) 다닌다고 엄마에게 늘 잔소리를 듣지만 어렸을 때는 굉장히 멋부리기에 집착하는 아이였다는 식구들의 증언이 있습니다(==). 한복 입는 걸 좋아해서(어린 마음에 드레스와 동격으로 보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엄마와 매일 한복 입혀달라 귀찮다로 싸우다가 결국은 과격한 엄마가 눈 앞에서 가위로 한복을 사악 잘라 버리는 모습을 보고서야 조용해졌다든지 하는 이야기도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듣고 저 자신이 쇼크먹은 이야기는 어린 시절 즐겨하던 놀이가 소파 뒤에 숨어있다가 식구들이 ‘미스 코리아~ 김~희~성~‘을 외쳐주면 마치 미스 에이전트의 그 여인네들처럼 한쪽 팔을 고고하게 흔들며 나오는 것…이었다는군요. == 지금도 엄마와 아빠는 그 일을 가지고 심심하면 비웃지요. T.T(본인은 기억도 못하는 일로 비웃다니 이런 불공평한…;;)

어쨌거나 이런저런 기억들(본인은 기억도 못하지만 주변에서 자주 이지메해 주는..T.T) 때문에 그 영화를 더 재미있게 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면 역시 모든 여자들이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이라는 질문에 ‘세계평화‘라고 대답하고, 사람들은 우우우 박수를 치는 짜고치는 고스톱과 같은 광경이었군요. ^^ 뭐랄까, 어린 마음에 저런 걸 한번 해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아침 나절에 이번달 ‘Memory of Childhood‘에 들어갈 ‘소공녀 세라‘를 교정보면서 문득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글을 올려 보는군요. ^^ (역시 어린 시절 본 애니 중에서 제일 예뻤던 궁극의 공주님 드레스 중 하나가 그 세라가 마지막에 입었던 드레스였다고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by

/

6 responses

  1. 미사

    아이 건전해는 싫어요~ 자근자근 씹어주세요 -_-;; [04/10]

  2. ether

    흐흐흐…그 World Peace….이 phrase넘넘 웃겼음이야~ [04/10]

  3. 리츠코

    아이 건전해~보다는 신선한 시각일지도. ^^ 뭐 건전하다는 이야기야 안해도 다 아는 거잖아요? ^^ [04/10]

  4. 장미의신부

    그 코너는 어째 갈수록 <씹어줍시다>가 되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_-; [04/10]

  5. 리츠코

    그게… 나중에 철들고 나서 다시 보니까 별것 아닌 디자인이었더라구요. ^^; [04/10]

  6. NSPD

    대체 세라가 무슨 드레스를 입었길래… -_-;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