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확실히 볼만한 영화가 없는 시즌이긴 했던지, 거의 두달을 영화관 발길을 끊었다가 간만에 국산 영화로 한편을 봤습니다.

소재가 고만고만했던 최근 한국 영화계를 생각하면 꽤 신선한 아이디어로 만든 영화였고, ‘송강호에, 송강호에 의한, 송강호를 위한‘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재미있었습니다. 김혜수 같은 메인보다는 조연들 쪽이 좀 더 눈에 띄었고, 요즘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는 김주혁도 연기나 배역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최고의 캐스팅은 마부 청년 조승우가 아닐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일제시대극‘이라고 하면, 흔히들 비장함과 애국심이 철철 흐르도록 지나치게 무게를 잡았던 것에 비해, 적당히 가벼웠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군요.
약간 지나치게 짧다 싶은 장면 전환에 집중도가 좀 떨어지는 게 아쉽긴 했지만, 짧은 만큼 깔끔한 맛도 있어서 웃겨줘야 할 때 적절히 웃겨주고, 감동이 필요할 때에는 오버 없이(순돌이 아빠 오버는 좀 거슬렸음 -_-) 감동을 주더군요.

근래에 영화 보면서 제대로 웃은 건 정말 오래간만이었다…는 걸 생각해볼 때, 한번쯤 보시길 권합니다.(저로서는 영화 스탭롤에서 아는 사람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참으로 색다른 기분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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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responses

  1. 까망별

    제 친한 친구도… ‘정말 잘 만들었어. 난 재미있었는데‘라고 하더군요. 근데, 주변에 같이 본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투덜댔다는군요. 저도 보고싶은데… 언제 보게될런지!!! [10/12]